▶마켓인사이트 3월27일 오후 3시28분 보도

영업정지 위기에서 잠시 벗어난 대부업계 1위 러시앤캐시(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가 캄보디아에 있는 ‘캄코뱅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국내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 대비한 ‘탈(脫)한국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는 최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캄코뱅크 인수를 위한 실사팀을 현지에 보냈다. 예보는 캄코뱅크 지분을 갖고 있던 부산 계열 저축은행이 모두 파산 절차를 밟고 있어 파산배당 재원으로 쓰기 위해 캄코뱅크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최근 캄코뱅크 지분 100%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러시앤캐시 컨소시엄 외 1곳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현지 실사까지 다녀온 곳은 러시앤캐시 한 곳뿐이다. 예보는 조만간 본입찰을 진행한다.

캄코뱅크는 2007년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 현지에 설립한 은행이다. 2010년 말 기준 자산 2827만달러, 자본 1307만달러 수준이다. 한국시멘트가 최대 지분 21.0%를 갖고 있으며 한일건설(15.0%) 부산저축은행(9.8%) 부산2저축은행(9.7%) 등이 주요주주다. 2010년 3만4249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러시앤캐시가 캄코뱅크 인수에 나선 것은 정부에 화해 제스처를 취하는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법정 최고이자율(연 39%)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달 강남구청으로부터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곧바로 행정법원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 집행정지를 이끌어내 한숨 돌린 상황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상태라 향후 법원이 벌금형 이상을 선고하면 면허가 취소된다. 금융계에선 러시앤캐시가 예보의 고민거리를 하나 해결해 주면 법원 판결 등에서도 유리해질 수 있다고 보고 캄코뱅크 인수에 나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앤캐시가 앞으로 국내에서 더 이상 영업을 못하게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앤캐시는 작년 9월 말 기준 자산이 2조2777억원으로 웬만한 저축은행보다 규모가 크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