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한강신도시 68·70·75·77㎡ 등 다양
30㎡ 초소형도 등장…소비자 스타일 고려
소형의 경우 전용 60㎡(공급면적 25평형) 일변도가 아닌 68~77㎡(공급 27~31평형)로 다양한 평면을 선보였다. 소형아파트로는 보기 드문 68㎡는 전면에 방-거실-방의 3베이 구조로 배치, 84㎡ 타입을 축소한 모습이다. 분양마케팅을 담당하는 김세원 내외주건 팀장은 “68㎡는 85㎡보다 크기만 작을 뿐 구조적으로는 유사하다”며 “획일적인 소형으로 이뤄진 단지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평형이 다양화되고 있다. 소형의 대명사인 전용 60㎡와 국민주택규모인 전용 85㎡ 이하의 틀을 벗어나 초소형부터 준중형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면적과 평면이 공급되고 있다.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데다 까다로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특화된 평형이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
서울 강남의 전용면적 30㎡ 남짓한 초소형 아파트가 인기다. 잠실 리센츠에는 전용 27㎡ 868가구가 있다. 파크리오에는 35㎡ 344가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1·2단지에는 26~43㎡ 372가구, 역삼아이파크에는 26㎡ 178가구도 대표적인 소형 아파트다. 2000년대 중반 재건축 당시 소형 평형 의무비율을 맞추려고 지은 것으로 지하철역과 가까운 게 공통점이다. 초소형 평형 가격은 강보합세를 유지하는 데다 경쟁상품인 오피스텔보다 주거여건이 뛰어나 임대수요가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분양가가 2억2000만원대였던 삼성동 힐스테이트 전용 31㎡의 매매가는 4억4000만원으로 두 배에 달한다.
강남권 초소형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은 연 4% 수준으로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아파트의 쾌적함이 부각되고 있다. 초소형 아파트는 오피스텔보다 전용률이 20%가량 높고 커뮤니티시설 주차장 등 아파트 단지의 편의성과 쾌적성을 누릴 수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강남권 소형 아파트는 오피스텔보다 감가상각이 덜하고 향후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평형 특화단지 속속
극동건설은 이달 초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세종시 웅진스타클래스 2차’를 분양,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단지는 전용 43~45㎡ 240가구와 59㎡ 370가구로 이뤄졌다. 전용 45㎡ 이하는 방 2칸과 욕실 1개, 주방, 세탁실을 갖추고 있어 1~2인가구, 신혼부부 등 소가족이 거주하기에 편리하다. 천장 높이를 일반 아파트보다 10㎝ 올린 2.4m를 적용해 개방감을 확대했다. 세탁실, 발코니, 실외기실 등에 선반장을 제공, 수납공간을 대폭 늘린 것도 관심이다. 전용 59㎡는 중대형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방-거실-방-방의 순서로 전면에 배치하는 4베이 구조를 적용했다. 일부 가구는 공간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가변형 벽체로 설계했고 실외기실 등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선반을 제공했다. 강성동 극동건설 개발담당 상무는 “소형으로만 구성된 단지는 서민들을 위한 틈새 주거 상품”이라며 “실용적인 평면 구성으로 소비자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유형의 면적을 가진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남광토건이 지난해 경기 안양시 석수동에 지은 재건축아파트 ‘석수 하우스토리’는 모두 4개 평형으로 이뤄졌다. 전용 79㎡, 106㎡와 함께 다른 아파트에서는 찾기 힘든 전용면적 89㎡와 99㎡를 넣었다. 극동건설이 경북 안동에 공급한 ‘웅진스타클래스 안동’에는 69㎡가 들어가 있다.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건설사들은 그동안 규격화된 평형만을 주로 분양했다. 중소형 아파트는 59㎡와 84㎡ 정도가 주류였다. 여기에 기존 주택형 크기에서 3.3㎡(1평) 정도를 더하거나 빼는 수준이었다. 아파트 면적 표기가 평형에서 ㎡로, 공급면적에서 전용면적으로 각각 바뀐 것도 건설사들이 특정 주택형을 집중 공급한 이유다. 수요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이해하기 편한 주택형을 대거 분양했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이 가족 구성원의 감소를 고려하고 대형 대신 중소형을 선호하는 것도 주택형이 다양해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대형 아파트를 중소형으로 설계변경을 하면서 자주 쓰던 전용면적(59㎡, 84㎡)의 변형이 많이 나오게 된 셈이다. 재건축 단지도 기존 전용면적에 구애받지 않고 조합원들이 원하는 형태로 설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전용면적이 많이 등장했다.
중대형 아파트 크기도 구조조정되고 있다. 그동안 중대형 아파트는 전용 120㎡와 133㎡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115㎡, 122㎡ 등 전반적으로 몸집이 축소되는 모습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1~2인 가구 증가 등 가족 수 변화, 직주근접형 주거 선호, 취미를 고려한 내부 설계 등의 요인으로 아파트 전용면적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평면과 공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 평형 파괴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