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이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수입자동차 판매업'을 올려놓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만년 2위'에 머물고 있는 CJ오쇼핑이 자동차 판매를 통해 반격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오는 30일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소집한다. 재무제표 승인 외에도 '인터넷 호스팅 및 서비스업', '수입자동차 판매업 및 판매대행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이 올라와 있다.

CJ오쇼핑 측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향후 수입차 판매에 대한 기회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 이를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며 "수입차 판매에 대한 광고방송은 이미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10월 4륜구동 세단인 '스바루 레거시' 수입 자동차를 국내 홈쇼핑 최초로 판매한 바 있다. 포드사의 '올 뉴 포커스' 해치백과 세단을 판매하는 방송을 하기도 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기존 수입차 판매 방송은 수입사를 연결해 주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직접 판매했다고 볼 수 없었다"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향후 수입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타 홈쇼핑사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수입차를 비롯한 자동차 판매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GS홈쇼핑 측은 "자동차를 장기 대여해주는 렌터카 방송은 편성하고 있다"면서도 "자동차를 직접 판매할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CJ오쇼핑이 자동차 판매에 나서도 국내 완성차 판매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행 보험업 감독규정은 자동차 제조업자나 판매업자의 보험대리점 등록을 금지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홈쇼핑 업체들이 보험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를 판매할 길이 막힌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완성차를 홈쇼핑에서 판매할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CJ오쇼핑도 수입차보다는 국내 자동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는 "값 비싼 수입차보다는 국내차의 경우 판매량과 이익 측면에서 효과가 더 뛰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CJ오쇼핑이 국산차를 판매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60억~100억원 이상 추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홈쇼핑 업체 3사의 연간 영업이익을 약 1500억원으로 추정하면 이는 큰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