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8일 오전 8시17분 보도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정보기술(IT) 업체 뉴로테크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에도 적자를 내면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당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작년 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위기를 면했다. 영업이 호전돼서가 아니었다. 매출은 전년 72억원에서 64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50억원에서 437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낸 것은 영업과 관련 없는 ‘기타 대손충당금’ 21억원을 환입했기 때문이다. 회사 임의로 영업이익 항목을 정할 수 있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활용한 것이다.

만년 적자에 빠져 있던 코스닥 상장사들이 IFRS 의무 도입 이후 흑자로 전환, 퇴출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던 코스닥 상장사 69곳 가운데 41곳이 지난해 영업이익을 올렸다. 블루젬디앤씨 유아이에너지 에피밸리 평안물산 등 감사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4곳을 제외하면 63%가 흑자로 돌아섰다.

거래소는 2008년부터 코스닥 상장사에 한해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5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면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41곳은 관리종목으로 떨어지는 것을 피한 것은 물론 퇴출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기업 중 20곳은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실제 영업은 좋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항목을 회사 임의로 정할 수 있도록 한 IFRS를 활용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자산처분 이익이나 대손충당금 환입, 채무면제 이익 등 영업외수익에 해당하는 항목을 영업이익으로 분류해 흑자를 냈다는 지적이다.

유전개발업체 테라리소스는 충당부채 17억5000만원과 대손충당금 5억4400만원을 환입해 영업이익 2억원을 거뒀다. 컴퓨터 유통업체 3H는 지난해 부동산 매각을 통해 유형자산처분이익 2억원을 거둬 영업이익 1억5600만원을 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 흑자를 내기 위해 불리한 것은 순손익으로 분류하고, 유리한 것은 영업이익으로 분류한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업들은 “과거 영업외수익으로 잡혔던 부분을 대부분 상장사가 영업이익에 포함시키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