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6월 중국인(조선족) 8명, 몽골인 10명 등 18명의 해외 어린이 심장병 환자를 초청했다. 한 달간 한국에 머물면서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수술 뒤 모두 완쾌해 귀국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도로공사가 해외 저소득 국가의 심장병 어린이 지원사업을 시작한 때는 1998년부터다. 그동안 중국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등 4개국 172명의 심장병 어린이 환자를 초청해 수술을 해줬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우리 공사의 사회공헌활동은 국경을 넘어선 동포사랑과 인류애를 실천하는 모습으로 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7~8월 중 중국(10명) 몽골(10명) 캄보디아(6명)의 심장병 어린이 26명을 초청해 수술할 예정이다.

도로공사의 사회공헌활동은 해외 심장병 어린이돕기 등과 같은 생명·희망나눔운동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내 중소기업 지원을 비롯해 건설현장 활성화, 기술 노하우 사회 환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휴게소를 中企 마케팅 공간으로…100여社에 판로 열어줘

◆저소득층 환자 돕고 교통사고 유자녀에겐 장학금

도로공사는 2008년부터 기부상품권을 활용해 희귀난치병 환자 치료를 돕고 있다. 헌혈을 한 직원에게는 2만원, 경영혁신을 제안한 직원에게는 10만원 상당의 기부상품권을 각각 주고, 연말에 직원이 모은 기부상품권 금액만큼 회사가 현금으로 기부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기부상품권을 통해 기부되는 금액은 매년 1억원 남짓이다. 작년에도 2268장의 기부상품권을 모아 1억824만원을 기부하는 성과를 냈다. 2008년부터 시작한 임직원 헌혈은 누적으로 8533명이 참여해 3413.2ℓ를 헌혈했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간병서비스 사업도 도로공사의 대표적인 환자보호 프로그램이다. 이 서비스는 교통사고 환자 보호는 물론 일자리 창출효과까지 가져온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환자 중 저소득층 및 중증 환자(음주운전자, 간병비 보험적용 대상자 제외)를 대상으로 간병비를 제공한다. 2010년 첫해에 34곳의 거점병원을 지정했고, 22명의 간병인을 고용해 18명의 환자에게 간병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해에는 거점병원을 104개소로 확대했고 35명의 간병인을 고용해 환자 26명에게 간병혜택을 줬다.

도로공사는 매달 급여에서 일정금액을 공제해 복지시설 및 불우이웃 등 취약계층을 돕는 ‘해피펀드(happy fund)’를 200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해피펀드는 임직원들이 조성한 금액만큼 회사도 기금 조성에 참여한다. 2008년부터 3년간 매년 4억원 이상의 성금을 직원들이 모았고, 지난해에는 5억원을 돌파했다. 공사 측이 매칭으로 참여하고 있어 연간 총 8억~10억원의 해피펀드가 조성된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유자녀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1998년부터 해오고 있다. 지난해 281명에게 4억9600만원을 지급하는 등 그동안 3475명에게 38억3500만원을 지원, 교통사고 유자녀들의 학업을 지원했다.

◆‘휴&쇼핑’ 개점 등 중소기업 지원에도 앞장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새롭게 단장하는 사업을 지난해 말부터 시작했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단순히 식사와 휴식을 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의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2월1일 화성(서해안고속도로·목포방향), 원주(중앙고속도로·춘천방향), 인삼랜드(대전통영고속도로·하남방양), 고창(서해안고속도로·시흥방향), 칠곡(경부고속도로·부산방향) 등 5곳에 문을 열었다. 전시관 규모는 33~165㎡에 이르며, 100여개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1000여개 제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월평균 매출은 300만~3000만원 정도다. 전시관 브랜드는 ‘휴&쇼핑’이다. 오는 6월 중에는 매장면적 33㎡ 규모의 진영휴게소(남해고속도로·순천방향)가 문을 열 예정이다.

차동민 휴게시설운영팀장은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올해 운영 중인 매장을 분석해 매장 확대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공사에 사용되는 레미콘 구매는 공사 추진의 효율성 때문에 그동안 분리발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들은 공공입찰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공사는 지난해부터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사용되는 레미콘은 중소기업자 간 제한경쟁을 통해 구매하고 있다. 첫 번째로 고속국도 30호선 상주~영덕 건설공사 현장의 레미콘을 지난 13일 중소기업자 간 경쟁방식으로 분리발주함으로써 발주청의 설계금액보다 20%(332억원) 높게 해 중소기업에 혜택을 줬다.

도로공사는 또 개발제품에 대해 구매를 약속하는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지원도 올해부터 시작했다. 우선 톨게이트 통합 영상시스템과 적외선 주파수 통합 하이패스시스템, 친환경 제설제 등 3종을 지원대상으로 확정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제품 구매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공기업 최초로 ‘기술개발제품 구매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위원회가 성능을 인정한 기술개발제품은 의무 구매 품목으로 지정해 도로공사에서 진행하는 공사 현장에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37개 제품을 기술개발제품으로 선정하고 200억원어치를 구매했다. 올해의 기술개발제품 구매 목표량은 250억원이다.

◆기능인력 양성 등 건설현장 경쟁력 강화

도로공사는 건설기능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고속도로 품질 향상을 위해 우수 건설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입한 건설현장 마스터육성 프로그램이 ‘도공 인증 기능사 자격제도’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건설현장의 기능인력을 대상으로 교육과 평가를 실시해 인증자격을 부여함으로써 3D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건설업계에 우수인력을 투입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공사에서 기능인력의 자질이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포장’과 ‘콘크리트 생산시설운영’ 분야에 우선 도공인증기능사 자격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달 초 두 분야에서 29명의 도공 인증 기능사를 첫 배출했다. 도공 인증 기능사는 현장에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며, 전문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때 도공 인증 기능사를 채용하면 가점이 주어진다.

도로공사는 전문건설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저가 하도급을 방지하기로 했다. 앞으로 신규 공사를 발주할 때 하도급률을 설계가 기준으로 67% 이상으로 높이는 등 하도급업체의 부도와 임금 미지급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