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랠리 주춤하자…조선株 힘 못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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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트 3월31일 오전 8시21분 보도
중견 조선업체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올 들어 두달 반 넘게 진행된 유동성 랠리가 주춤하면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한 업종을 중심으로 되돌림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STX조선해양 주가는 1만4250원으로 마감, 지난 2월7일 이후 최저로 주저 앉았다. 한진중공업도 1만8900원으로 마감해 1월1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약세를 보이는 기세가 역력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중견 조선사들의 영업환경 악화를 반영해 STX조선과 한진중공업의 신용등급(A-)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봉균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빅3’와 그외 조선업체들의 재무역량이 양극화 단계로 진입했고, 2011년 들어선 해외 조선사와의 경쟁구도도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중견 조선업체들은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만 해도 유동성 랠리의 최대 수혜 종목으로 꼽혔다. STX조선해양은 46%, 한진중공업은 21% 급등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2%)을 압도했다. 작년 말 유럽 재정위기가 누그러지면서 안전자산에 쏠려있던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종목에 빠르게 유입된 덕분이다. 하지만 업황과 신용악화 이슈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작년 말부터 중견 조선업체들에 줄곧 불안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채권평가 3사가 평가한 STX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 회사채 금리(3년물 기준)는 연 7.07%와 6.08%로 작년 10월보다 0.70%포인트와 0.60%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금리 상승폭은 0.04%포인트 수준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신용스프레드(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 차이)는 기업들의 실제 실적에 더 밀접하게 연관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