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일 오전 9시38분 보도

올해 1분기 주식자본시장(ECM) 순위는 ‘양보다는 질’에 좌우됐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 동안 단 1건이라도 고위험을 감수하고 거래를 성사시킨 투자은행(IB)들이 빛을 발했다.

2일 한국경제신문이 집계한 올 1분기(1~3월)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대우증권이 총 2645억원을 주관해 1위를 기록했다. 대우증권은 1분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였던 휴비스를 주관해 ECM 전체 순위뿐 아니라 IPO 부문에서도 선두를 휘어잡았다.

시장에서 대우증권을 주목했던 것은 643억원짜리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 건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사전 정보 유출 논란과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요구 등 이어지는 잡음에도 불구하고 에스엠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주배정에선 98.2%가 증자에 참여했고 실권주 일반 청약경쟁률은 1000 대 1이 넘었다.


ECM 주관 2위는 STX팬오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거래 1건으로 동양증권이 차지했다. 2500억원 모집에 5조원이 넘게 몰렸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STX조선해양 실권주 280억원을 떠안은 데 이어 STX팬오션도 1000억원 잔액 인수를 약속하는 등 STX그룹의 ‘금융주치의’를 자처했고, 팬오션 BW 발행으로 그 보상을 받았다는 평가다.

1분기 ECM 주관 4위를 기록한 키움증권은 올해 돌풍을 일으킬 태세다. 그동안 IB실적이 전무했던 키움증권은 올초 대량매매(블록딜) 주관에 깜짝 데뷔한 데 이어 한솔테크닉스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어 올해 IPO 7~8건을 준비하고 있어 올 ECM 시장에 다크호스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한솔테크닉스 유상증자에 첫 단독 주관을 맡아 증자 물량 전체에 대해 잔액 인수 계약을 맺는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한솔테크닉스 유증엔 주주 92%가 청약하고 일반 공모에서도 1조8000억원이 몰렸다. 키움증권은 잔액 인수 부담 없이 10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지난해 리그테이블을 휩쓸었던 우리투자증권은 ECM 주관 3위에 머물렀다. 동아팜텍(544억원)과 코오롱패션머티리얼(435억원)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하반기 ‘빅딜’인 현대오일뱅크와 LG실트론이 상장에 성공하면 대표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이 일거에 최상위 자리로 차고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