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연예인 사찰'로까지 번졌다.

청와대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과 경찰을 동원해 현 정부에 비판적인 행동이나 발언을 보인 연예인들을 뒷조사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진보 성향'의 연예인 김미화 김제동 윤도현 씨가 갑작스럽게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때마다 관련 소문이 무성해왔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사실로 밝혀지지는 않았었다.

2일 일부 언론에서 공개한 '정부 인사에 정보 보고' 문건에는 관련 연예인의 사찰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논란은 커지고 있다.

문건에는 '2009년 10월 중순경 방송인 김제동의 방송프로그램 하차와 관련하여 매스컴과 인터넷 등 각종 언론을 통해 좌파 연예인 관련 기사가 집중 보도됨에 따라 더 이상 특정 연예인에 대한 비리 수사가 계속될 경우 자칫 좌파 연예인에 대한 표적 수사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 있다고 판단돼, 그 즉시 수사 중단의 필요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민정수석실 비선 보고’라고 기록돼 있다.

김제동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둔 2010년 5월쯤 국정원 직원을 두 번 만난 일이 있다"며 "평소 일면식도 없던 이 직원은 집으로 직접 찾아와 '노 대통령 1주기 추모 콘서트 사회를 본다는 게 사실이냐, 왜 그것을 굳이 당신이 해야 하느냐, 당신 아닌 다른 사람도 많지 않느냐'고 주로 물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찰 의혹에 대해 "연예인 전담수사팀을 꾸린 적은 있지만 특정 개별 연예인에 대한 사찰은 없었다"고 2일 해명했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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