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의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 경쟁이 2라운드를 맞고 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이 LTE 서비스 지역(커버리지)을 전국으로 확대했고, KT는 4월 말까지 전국 84개 도시에 LTE 망을 구축한다. LTE 전국 서비스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펼쳐졌던 LTE 가입자 확보 경쟁이 전국으로 번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LG유플러스가 커버리지에서 우세를 보였지만 SK텔레콤과 KT가 격차를 줄이며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LTE 전국 서비스 시대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세계 최초로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지 9개월 만이다. 서울·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84개 도시와 889개 군·읍·면, 전국 고속도로와 지방국도, KTX와 지하철, 20개 국립공원 등 인구 대비 99.9%의 가장 넓은 커버리지를 갖췄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전국에 소형 기지국 6만5000개를 구축하고, 건물 내부와 지하 공간 서비스를 위한 중계기를 설치했다. LTE 망 구축에만 1조2500억원을 투입했다. 이번 전국망 구축으로 대도시는 물론 75개 섬 지역에서도 같은 품질의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도 이달부터 전국망 서비스에 들어갔다. 서비스 지역은 전국 84개 시 외에 주요 도서지역과 국립공원, 대규모 산업공단, 여수 엑스포 행사장 등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SK텔레콤은 전체 이용자의 95%가 LTE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중에는 KTX와 고속도로에서도 LTE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망을 확대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건물 안이나 지하 등 무선신호가 닿지 않는 곳까지 100만개의 중계기를 설치해 건물 안팎 어디에서나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2G 서비스 종료가 늦어지면서 뒤늦게 LTE 시장에 뛰어들었다. 4월 말까지 전국 84개 시와 고속도로 KTX 구간 등 전체 인구의 92%가 사용할 수 있는 LTE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84개 도시에 LTE 망을 구축하면 경쟁사를 따라잡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LTE 서비스는 기존 3세대(3G) 이동통신에서 진화한 기술로 최고 속도는 하향(다운로드) 151Mbps, 상향(업로드) 74Mbps에 달한다. 3세대 서비스보다 5배나 빠르지만 지방에서는 제대로 서비스가 안돼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불만이 높았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전국망을 잇따라 구축하면서 이동통신 서비스가 LTE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갈 전망이다.

네트워크 경쟁에서 데이터 경쟁으로

그동안 LTE 이용자의 가장 큰 불만은 3G에 비해 속도는 빨라졌지만 데이터 양이 적다는 것이었다. 고화질 동영상 등 LTE 서비스의 장점을 제대로 즐기기에 데이터가 충분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통신 3사 간 경쟁이 불붙으면서 LTE 데이터 양도 크게 늘어났다. 포문은 LG유플러스가 먼저 열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경쟁사 대비 2배가량 LTE 데이터 제공 용량을 늘렸다. LTE 34 요금제는 500메가바이트(MB)에서 750MB, LTE 42는 1기가바이트(GB)에서 1.5GB, LTE 52는 1.5GB에서 2.5GB로 늘렸다.

경쟁사들도 반격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이달부터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최대 86% 늘렸다. LTE 34 요금제는 350MB에서 550MB로, LTE 62 요금제는 3GB에서 5GB로, LTE 100 요금제는 10GB에서 18GB로 데이터 용량을 확대했다.

후발주자인 KT는 데이터 사용량을 LG유플러스 수준으로 확대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KT는 이달부터 LTE 워프(WARP)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2배 늘렸다. LTE-620 이상 요금제 4종(LTE-620·720·850·1000)은 데이터 제공량이 각각 6GB, 10GB, 14GB, 20GB로 2배 늘어났다. LTE-340과 LTE-420 요금제는 각각 750MB와 1.5GB로 1.5배 확대했다. LTE-520 요금제는 1.7배 늘어난 2.5GB를 제공한다. KT는 또 가입 후 3개월 동안 기본 데이터 제공량의 20%를 추가로 제공하는 ‘세이프존’ 서비스도 운영한다.

SK텔레콤과 KT는 LTE 이용자가 ‘요금폭탄’을 맞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데이터 요금 상한제’를 도입했다. SK텔레콤은 기본 제공량을 초과해 데이터를 아무리 써도 1만8000원만 내도록 했다. 다만 데이터 초과량이 3GB를 넘어가면 웹서핑이나 이메일 정도만 쓸 수 있도록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KT는 기본 데이터보다 많이 써도 5GB까지는 2만5000원만 부과한다. ‘데이터 안심차단’ 서비스에 가입하면 기본 제공량을 다 쓴 뒤에는 데이터가 자동 차단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