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3일 오전 7시12분 보도


올 1분기 채권자본시장(DCM)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선전이 돋보였다. 기업실사 의무화 등 회사채 발행제도 개선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대기업그룹과 폭넓게 유대관계를 유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투자증권은 DCM의 전통적 강호인 우리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을 여유 있게 따돌리며 국내 채권 주관 부문에서 선두에 섰다.

3일 한국경제신문이 집계한 올 1분기(1~3월) D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총 58건, 3조475억원의 국내 채권을 주관해 1위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도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채권 대표주관뿐만 아니라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채권 주관·대표주관·인수 부문에서도 모두 1위를 달성했다. 국내 채권 인수 부문에서는 삼성증권에 밀려 2위를 차지했지만 인수 금액 차이가 1438억원에 그쳤다. 오히려 인수 건수는 30건이 더 많았다. 박종길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기업공개(IPO) 경험이 많아 다른 투자은행(IB)에 비해 기업실사 역량과 필요한 인력을 잘 갖추고 있다”며 “회사채 발행 제도 개선이 낯선 기업들이 이 같은 측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말기할부대금채권 유동화가 활발해진 ABS 시장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앞서 나갔다. 총 22건, 8570억원의 ABS를 주관하며 1위에 올랐다. 하나대투증권이 총 27건, 8050억원의 ABS를 주관해 신한금융투자의 뒤를 따라붙었다.

ABS 주관 부문에서 신한금융투자의 약진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LG유플러스의 유동화 작업에 참여한 영향이 컸다. 허홍권 신한금융투자 DCM부 팀장은 “신한금융그룹 기업투자금융(CIB) 조직이 출범하면서 은행과 공동으로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시장에서는 동부증권의 돌풍이 거셌다. 여전채 시장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왔던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을 제치고 주관·대표주관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동부증권은 총 15건, 7870억원의 여전채를 주관해 15.13%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동부증권이 대표주관 업무를 맡은 NH농협캐피탈의 7년 만기 여전채는 기관투자가들과 발행사를 모두 만족시킨 딜(deal)로 꼽혔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