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3일 오전 10시17분 보도

국내 상장사로는 처음으로 대만증시 입성을 노렸던 참엔지니어링이 낮은 발행가와 대만 현지 주관사의 미숙한 일처리 등으로 인해 당초 계획을 철회할 전망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참엔지니어링은 올 상반기 중 대만에 주식예탁증서(DR)를 상장하려던 당초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작년 12월 대만 현지 증권사로부터 실사를 받은 이후 상장 작업은 일체 중단된 상태다. 상장 철회까지 검토 중이다. 기대했던 가격(발행가)을 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 제조사인 참엔지니어링은 당초 DR 발행을 통해 대만에서 200억~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하는 대만 상장사들이 대체로 한국보다 높은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을 형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

더구나 DR 발행은 대규모 지분 희석 우려도 낮다. 참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인 한인수 대표 지분이 9.15%에 불과해 유상증자나 주식연계사채(ELB) 발행이 사실상 힘든 상황에서 해외 DR은 매력적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사전 수요조사에서 대만의 기관투자가들은 회사의 기대보다 훨씬 낮은 공모가를 제시했다. 참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헐값으로는 안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를 더 찾아보고 안 되면 DR 발행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