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일 오전 8시12분 보도

국내 채권 시가총액에서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펀드는 채권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의미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절대수익률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채권 시가총액에서 펀드 비중은 6.62%를 기록했다. 2003년 이후 월 단위로 집계한 이래 최저치다. 2월 말 채권 시가총액은 1217조원이다. 이 중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시가총액은 80조원을 간신히 넘었다. 채권 시가총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말부터 최근 3년 동안 300조원 가까이 늘어난 데 비해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은 오히려 5조4000억원 줄었다. 비중도 9.31%에서 6.62%로 2.69%포인트 떨어졌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몇몇 자산운용사가 한때 회사채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신용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가 줄어들면서 위축됐다”며 “굳이 신용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회사채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재현 하이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채권 수익률이 은행예금 금리 수준을 밑도는 등 금리 경쟁력이 사라지자 투자자들이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나 주식형 펀드에 눈을 돌렸다”며 “자산운용사들도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등의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