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확보를 위해서라면 북극이든 사막이든 못 갈 곳이 없다. 해외 유수의 에너지 기업과 경쟁해 생존하기 위해선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사진)이 틈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다.

주 사장은 2008년 취임과 동시에 ‘세계와 함께 협력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KOGAS(한국가스공사의 영문 이름)’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해외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에너지자원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존 천연가스 도입과 판매를 중심으로 한 수동적인 사업 방식에서 탈피해 탐사·개발 등 자원 상류 부문부터 중·하류 부문에 이르는 수직일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17년까지 자주개발률 25%

가스공사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우선 자원개발 사업을 담당할 자원 본부를 신설했다. 해외사업 조직이 강화되면서 사업 진출 지역도 가스 도입선 위주였던 동남아 일부 지역을 넘어 5대양 6대주로 확대됐다. 기존 지분투자 형태의 사업추진 방식도 유·가스전 탐사 및 생산, 해외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운영, 해외 도시가스 사업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가스공사는 장기 경영전략인 ‘비전 2017’을 통해 가스 자주개발률을 작년 3.6%(122만)에서 2017년 25%(850만)까지 끌어올리고, 해외 수익비중을 60%까지 늘려 기업가치를 30조원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 본궤도 올라

전담조직 신설과 함께 해외 사업도 빠른 속도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가스공사가 현재 해외에서 진행 중인 탐사사업은 5개, 개발사업 9개, 생산사업은 3개다. 2009년 세계 7대 유전으로 꼽히는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개발 사업을 낙찰받은 데 이어 2010년에는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입찰에 참여해 세계 주요 메이저 석유회사들을 제치고 계약을 따냈다. 아카스 가스전은 가스공사가 최초로 운영사로 참여하는 사업으로 자원개발(E&P)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프리카 모잠비크 해상광구에 거는 기대도 크다. 가스공사는 최근 모잠비크 북부해상 4구역 광구에서 작년 10월과 지난 2월에 이어 대형 가스전을 추가 발견했다. 가스공사는 4구역 광구의 지분 10%를 보유, 잠재자원량의 10%에 해당하는 9000만t의 소유권을 갖게 된다. 올해 안에 총 4개 탐사정을 추가로 시추할 예정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 석탄층 메탄가스, 셰일가스 등 차세대 에너지 자원으로 떠오르는 비(非)전통 가스 기반의 가스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10년 북미 비전통가스 전문기업인 캐나다의 엔카나와 함께 혼리버와 웨스트컷뱅크 지역의 3개 광구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호주 퀸즐랜드에 있는 석탄층 메탄(CBM) 가스전 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작년 초에는 국내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캐나다 북극권에 있는 MGM사 소유의 우미악 가스전 지분 20%를 인수해 북극권 자원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해외 블루오션 사업 모색

가스공사는 올 한 해가 장기 경영전략인 ‘비전 2017’의 달성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보고 수익 확대를 위한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해외 가스전 사업에서 보유한 지분을 전략적으로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으로 수익성 높은 지역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그린란드 뉴질랜드 남수단 케냐 볼리비아 등이 대표적인 투자 후보지다. 이와 함께 이라크 캐나다 모잠비크에서 추진 중인 E&P 사업을 조기에 상업화할 계획이다.

전 세계를 4개 권역으로 나눠 자원 거점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미주 지역에선 셰일가스 등 비전통 자원 개발 기술력을 확보하고, 중동에서는 유·가스전 마케팅, 아시아에선 새로운 가스공급원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러시아 지역에서는 E&P 사업과 연계한 가스 네트워크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수익성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선별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가스와 관련된 밸류체인(value chain·가치사슬) 참여를 통해 수익원도 다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