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CO₂) 50억톤을 영구적으로 격리저장할 수 있는 해저지중저장소가 을릉분지 남서부 해역 대륙붕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100만톤급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한 해저 저장소의 상용화가 본격화된다.

국토해양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해 연구개발사업을 벌여온 결과 최근 을릉분지 남서부 해역 대륙붕에서 해저지중저장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발표했다. 위치는 울산에서 동쪽으로 60~90km 떨어진 수심 150~200m 대륙붕의 퇴적층이다.

이번에 확인된 저장소는 우리나라가 2030년에 이산화탄소 포집저장방식(CCS)에 의해 달성하려는 연간 감축목표량 3200만톤을 기준으로 150년 이상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는 화력발전소, 제철소 등에서 대량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수송해 800m 이하의 해양 퇴적층에 저장·처리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 저장은 해저 지하 800~300m에 위치하는 다공성 암석층(사암층 등)에 주입해 암석 부피의 10~30%를 차지하는 공극(퇴적물 입자사이의 틈새)에 채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토부는 올해 정밀 지질탐사를 통해 상세 지질구조를 파악하고 2013~2014년에 시험시추와 주입위치 및 상세 주입설계를 완료하기로 했다. 이어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저장 대상지를 최종 확정 고시한 뒤 2016년부터 100만톤급 실증용 저장소를 설치하고 2020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석유?가스 탐사 과정에서 얻어진 방대한 자료를 지난 2년여간 연구 분석을 통해 이산화탄소 저장에 적합한 지층구조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라며 “이 사업에 총 9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