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원장 K교수가 지난 1일자로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제1회 변호사시험에서 21명이 떨어지는 등 합격률이 평균치를 밑돈 데 따른 책임을 진 것이다. 변호사시험과 관련해 로스쿨 원장이 퇴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부권의 모 대학 로스쿨 원장도 사의를 표명했지만 학교 측이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 측은 4일 “변호사시험 결과가 기대치에 못 미쳐 K원장이 용퇴를 결심했다”며 당분간은 교무부원장이 직무를 대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대 로스쿨은 이번 시험에서 응시생 100명 중 79명이 합격, 합격률이 79%에 그쳤다. 합격률만 놓고 보면 25개 로스쿨 가운데 하위권이다. 이에 비해 같은 국립대로 경쟁관계에 있는 전남대와 부산대는 9~10명이 탈락, 각각 90.6%와 89.7%의 합격률을 기록하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다.

로스쿨들에 따르면 각 학교의 학사관리, 특히 졸업시험 관리가 이번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크게 좌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졸업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은 자체 학사운영 규정대로 변호사시험을 치르지 못하도록 한 학교의 합격률이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올해는 10명 중 9명이 합격하는 시험이어서 평생에 다시 없는 기회라는 생각에 졸업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10명에게도 응시토록 했다”며 “이들이 모두 떨어지면서 합격률이 크게 낮아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합격률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한 동아대 역시 비슷한 경우다. 동아대는 80명이 입학해 72명이 응시, 입학자 대비 90%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전북대(92.4%)에 이어 로스쿨 중 두 번째로 높다. 졸업시험에 떨어진 일부 학생들이 불복해 이의신청한 것을 받아준 결과다. 하지만 이들 역시 대부분 변호사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점인 동아대 로스쿨 원장은 “성적 하위권 30% 이내 학생들은 특별관리하는 등 학사관리를 지금보다 훨씬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