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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꼬마' 북한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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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키 큰 사람이 작은 사람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다.’ 미 프린스턴대 앵거스 디톤 교수 연구팀이 2008년 18세 이상 남녀 4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내 인생은 최악”이라고 응답한 남자들의 키는 평균보다 2㎝ 작았다. 키 큰 사람이 승진이 빠르다는 통계도 있다.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 키는 1m83㎝로, 미국 남자 평균보다 7~8㎝가 더 컸다. 1m88㎝ 이상은 미국 전체 남자 중 4%가 채 안 되지만 CEO 중엔 3분의 1을 넘었다.

    큰 키가 사회 적응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덕이라고 한다. 훤칠할수록 각종 모임과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지고, 남을 설득하거나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능력이 자연스레 길러지기 때문이란다. 반면 키 작은 이들이 열등감 극복을 위해 더 치열하고 독하게 살아간다는 주장도 있다. 나폴레옹을 비롯 덩샤오핑, 피카소, 아라파트, 톰 크루즈, 조용필 등 ‘작은 거인’은 얼마든지 있다는 거다. 이른바 ‘나폴레옹 콤플렉스’다.

    키가 크든 작든 열심히 살면 그만이지만 먹을 게 부족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진화론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인권적 측면에서나 그건 비극이다. 북한이 딱 그렇다. 북한군이 신병 입대 기준 신장 하한선을 기존 145㎝에서 142㎝로 3㎝나 낮췄다고 한다. 한국군 159㎝보다 17㎝나 작다. 우리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 평균키가 140.2㎝니까 ‘꼬마’ 북한군이라 불러야 할까. 벌써 인종이 달라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북한은 청소년들에게 ‘키 크기 운동’을 반강제로 시키는 데도 그렇다. 고등중학교에서 배구 농구 철봉 줄넘기 뜀틀 달리기 등을 키 크기 운동 종목으로 선정해 적극 장려한다. 아예 16세 남자 165㎝, 여자 160㎝를 국가기준치로 정해 놓았던 적도 있다. 키 크기 영양사탕과 진흥콩, 활성영양알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는 터에 운동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운동을 한다 해도 효과가 있을 리 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인구 2370여만명 중 840여만명을 영양 부족으로 추정한다. 셋 중 한 명이 제대로 먹지 못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저들은 8억5000만달러나 드는 광명성 3호 발사를 강행할 태세다. 배고픔에 지쳐 국경을 넘는 주민들은 아랑곳없이 ‘과시’를 통한 체제유지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정말 대책없는 북한 지도부다. 그런 북한을 따르는 종북세력도 이해 안 가기는 마찬가지지만.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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