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4일 오후 3시48분 보도

“유럽 재정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전까지는 글로벌 증시와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입니다. 향후 6~9개월은 변동성 장세로 보고 보수적인 투자전략으로 임해야 합니다.”

홍기명 핌코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은 가장 매력적인 채권 시장 중 하나”라면서도 “규모 면에서 좀 더 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외국계 투자은행(IB) 1세대 뱅커다. 30년 가까이 국제 금융무대에서 활동한 그는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한국 국적 인사로는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세계 최대 채권 전문 자산운용사 핌코의 홍콩 아태지역 본부에 근무하며 도쿄, 시드니, 싱가포르 지사 등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투자 전략을 조언한다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리스크 온 랠리 때문에 투자를 늘려야 할지 고민하는 투자자와 기관들이 많다. 향후 6~9개월을 놓고 봤을 때는 방어적인 전략을 구사하면서 선택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는 매수 타이밍도 오지 않을까 본다. 현금 비중을 늘려 좋은 기회를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 전략이다.”

▷글로벌 경제를 불투명하게 보는가.

“글로벌 자산 가격에는 긍정적인 뉴스가 많이 반영됐다. 미국 경제는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회복이 지속 가능할 것인지가 문제다. 유럽 재정위기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정치인들의 정책 변수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어느 지역을 유망하게 보는가.

“신흥국 일부 국채와 회사채, 신흥시장 진출이 활발한 다국적 기업 중 우량한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는 회사 채권에 투자하면 리스크에 비해 수익이 괜찮을 것이다. 어느 나라든 이런 우량 기업은 몇 개씩 있다.”

▷한국 채권시장을 평가한다면.

“신흥국 시장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시장보다 매력적이다. 신흥국 시장 중에서 아시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채권 수익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w다. 다만 규모 면에서 좀 더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더 많은 자산을 한국 투자에 돌릴 수 있다.”

▷채권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공급과 수요가 같이 커줘야 한다. 한국 장기투자자들, 예를 들어 연기금과 보험회사들의 수요가 많이 늘었다. 공급도 수요에 따라 성장해줘야 한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면 채권 시장이 무섭게 클 것이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중국은 과잉 투자를 해왔다. 소득 불균형도 높아지고 있다. 고속성장을 하다 보니 물가 상승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다. 중국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경제성장 속도를 둔화시키고 있다. 성공적인 연착륙을 할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이 될 수는 없다. 더욱 더 방어적인 전략을 구사하면서 선택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 홍기명 핌코 아·태지역 회장

△1958년 서울 출생 △1979년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졸업 △1981년 시카고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1983년 씨티은행 자금부 △1986년 뱅커스트러스트 파생상품·채권 부서장 △1999년 JP모건 아시아지역 크레디트 세일즈 대표 △2001년 JP모건 서울지점 대표 △2004년 JP모건 아시아지역 투자고객관리본부장 △2007년 BoA 아시아 글로벌마켓부문 대표 △2008년 BoA 부회장 겸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2010년 핌코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장


홍콩=김석 기자 s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