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앤컴퍼니, 대림바스, 아이에스동서 등 욕실업체들이 절수형 도기(陶器)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오는 7월부터 신축 건물에 절수형 도기가 의무적으로 설치되는데 따른 것이다(수도법 제15조). 개정 수도법에 따르면 7월 이후 신설되는 건물엔 1회 물 사용량이 6ℓ 미만인 양변기만 설치해야 한다.

지금은 제한 규정이 없으며, 기존 제품들은 대개 9~11ℓ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소변기는 4ℓ가량의 물을 쓰는 것이 보통이지만 2ℓ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시장 선점 경쟁 치열해

개정안 시행일이 다가오자 욕실업체들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로얄앤컴퍼니는 오는 6월 1회 물 사용량이 4.5ℓ인 양변기를 내놓기로 했다. 3년간 연구·개발(R&D) 끝에 개발한 이 제품은 원피스형과 투피스형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윤영철 로얄앤컴퍼니 도기담당 부장은 “배수 높이를 늘렸기 때문에 쏟아져 내려오는 물의 압력이 세다”며 “물을 적게 써도 세척이 잘된다”고 설명했다. 로얄앤컴퍼니는 이에 앞서 지난달 절수형 소변기를 내놨다. 이 소변기엔 감지기가 내장돼 있다. 소변기 사용시간을 감지한 후 소변량을 추정하고 이를 토대로 물 사용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대림바스는 절수형 양변기 ‘스마트렛 700’을 전략상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스마트렛 700은 비데가 달려 있는 일체형 도기로 1회 6ℓ의 물을 사용한다. 이 제품엔 분사펌프 방식을 이용한 대림바스만의 ‘제트 테크놀로지(ZZet Technology)’ 기술을 적용했다. 자동 물내림 기능도 있으며 무선 리모컨으로 편리하게 작동할 수도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이누스 C955’를 포함해 총 10종의 절수형 양변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누스 C955는 물탱크 물을 일시에 쏟아지게 하는 원리로 1회에 4.8ℓ의 물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아이에스동서는 30여종에 이르는 기존 도기 제품도 절수형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절수형 도기로 실적 반등 노려

욕실업체들은 절수형 도기 출시를 실적 반등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최근 욕실업체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려 왔다. 국내 도기시장이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도기의 교체 주기가 느리다. 또 건설사들은 경기침체를 이유로 욕실업체에 납품가를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도기시장 규모는 1조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절수형 도기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앞으로 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