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인사들이 4·11 총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이색 약속들을 잇달아 내놨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9일 인터넷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이번 총선의 투표율이 70% 넘을 때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노래하고 춤을 추겠다”고 했다. 안 원장은 “이번 선거 의미는 굉장히 크다”며 “경쟁과 대립의 시대에서 조화와 균형의 시대로 넘어가는 커다란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투표일 이틀 전에 박원순 후보 캠프를 방문해 편지를 전달하며 국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촉구한 바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광화문광장에서 티아라의 ‘롤리폴리’ 춤을 추겠다”고 했다. 같은 당 정동영 후보(서울 강남을)는 빨간색 염색 꽁지머리를, 정세균 후보(서울 종로)는 노란색 염색 머리를 제시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트위터에 “투표율 65%가 넘으면 태백산 정상에서 팬티만 입고 인증샷을 날리겠다”는 글을 남겼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이정희 공동대표가 뽀글이 파마를, 유시민 공동대표가 보라색 염색 머리를, 노회찬 후보(서울 노원병)가 엘비스 프레슬리 분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투표를 독려하는 공약이 유행이 된 것은 소설가 이외수 씨가 총선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긴 머리카락을 자르겠다고 공언하면서다. 이후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망사스타킹을 신겠다”고 했다. 투표율 독려 발언이 야권 성향 인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은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야권이 유리하다는 속설 때문이다.

허란/이현진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