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 또는 예비 기업에 영업 마케팅 홍보 등의 창업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는 ‘민간 플랫폼’인 고벤처(Go Venture)포럼. 이 포럼을 만든 고영하 회장(60·사진)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창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창업(예비)기업 최고경영자(CEO)나 투자가 필요한 잠재력 있는 창업기업을 소개해 달라는 엔젤투자자들의 상담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서다. 고 회장은 “제2 창업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상담 건수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며 “창업기업과 투자업계 등 민간 분야에서 스스로 창업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의 창업문화는 미국에 비하면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게 고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미국의 경우 대졸자의 약 70%가 창업을 꿈꾸지만 한국은 이 비율이 5%가 채 안 된다”며 “대졸자 55만여명 가운데 30만명이 5~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우리나라랑 70%가 창업에 도전하는 미국이랑 누가 더 창조적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미국을 지탱하는 건 애플 아마존 구글 등 10~30년 된 젊은 기업들”이라며 “똑똑한 청년들이 자신만의 일자리를 해결하기 위해 취직할 게 아니라 창업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어야 국가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이 담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의 이 같은 문화 차이는 창업 교육에서 잉태됐다는 진단이다. 미국은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등을 거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배우지만 한국의 경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창업 마인드를 익힐 기회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래리 페이지 같은 성공한 창업 기업가가 나올 수 있는 건 어린 시절 교육 받는 과정에서 기업인이 의사, 판사, 교수 등 전문직과 함께 인생의 주요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가칭 ‘창업, 기업가정신’이란 과목을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