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공부하라고 학생들을 괴롭힌다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백윤기 아주대 원장)

“작년까지 14개 과목에서 자체 교재를 만들 정도로 교수들의 열정이 대단합니다.”(정완용 경희대 원장)

아주대와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올해 제1회 변호사시험에서 응시생 전원이 합격했다. 25개 로스쿨 가운데 100% 합격한 곳은 이들 두 곳뿐이다. 100% 합격률은 미국과 일본에서도 드문 기록이다. 비결이 뭘까. 백윤기, 정완용 두 로스쿨 원장은 이구동성으로 교수들의 열정을 요인으로 꼽았다.

아주대에서 민법을 가르치는 윤태영 교수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 강의를 학생들이 사전에 듣고 퀴즈를 통과하지 못하면 수업에 들어올 수 없게 했다. 수업시간은 이론 대신 사례 중심으로 진행한다. 다른 학교에서는 2~3학기 걸리는 민법 강의를 1학년 1학기에 끝내는 비책이다. 윤 교수는 “비(非)법대 출신이 많아 민법책을 외국서적처럼 어려워하는 학생도 있다”며 “학생들 간 법학지식 편차를 줄여 수업에 임할 수 있도록 궁리하다 8개월 걸려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민사소송법 담당 M교수는 학생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강의시작 후 20분간은 질문공세를 퍼부어 학생들을 초긴장으로 몰아넣는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강의평가가 75점에 미달하는 교수는 그 다음 학기 강의 동영상을 의무적으로 촬영하도록 해 개선방안을 찾도록 유도하고 있다.

경희대는 소장 작성 등 종래 사법시험에는 없었던 기록형시험을 위해 교수들이 별도 교재를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내세운다. 부장검사 출신의 양동철 교수(형법)는 ‘형사소송법 판례백선’과 ‘검찰실무’를 펴냈고, 검찰사무직 출신으로 변호사가 된 정형근 교수(행정법)는 ‘공법기록형 공법소송실무’와 ‘실전답안 행정법연습’을 펴내는 등 저자직강도 적지 않다. 실무능력도 키우고 시험에도 대비할 겸 판·검사 및 변호사 출신 실무교수 위주로 자체 교재를 만들었는데 이를 위해 학교 동문들이 발전기금을 모아주었다.

교과과정에도 특징이 있었다. 아주대는 1학점에 1시간씩 수업이 배정되는 다른 로스쿨들과 달리 3시간을 들어야 2학점을 딸 수 있게 했다. 2학년 1학기까지 학기당 7~8개 과목을 이수하는데 실질적으로 10개 이상의 과목을 수강하는 효과를 낸다. 사법연수원 출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법학이론 공부를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경희대 역시 2학년 1학기까지 이론기초를 닦고, 2학년 2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는 사례 등 실무과목, 3학년 2학기 때는 종합실무를 집중 공부하는 3단계 구조를 만들었다. 정 원장은 “수업시간표를 보여달라는 학교들이 있다”며 뿌듯해했다.

입학정원은 아주대가 50명, 경희대는 60명. 150명인 서울대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1 대 1 밀착지도가 가능했다고 학교 측은 강조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