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PEF, 과세에 발목…해외자금 유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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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안진·고려대 주관, '사모투자전문회사 개선' 세미나
론스타 세금 안내고 수천억 수익…국내PEF 최고 16.5% 배당소득세
국제 M&A 위해 몸집 키우고 인수합병 투자 비중 높여야
론스타 세금 안내고 수천억 수익…국내PEF 최고 16.5% 배당소득세
국제 M&A 위해 몸집 키우고 인수합병 투자 비중 높여야
▶ 마켓인사이트 4월15일 오전 7시32분 보도
수백조원의 돈을 갖고 아시아에 투자하려는 해외 연기금을 유치해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선 국내 PEF에 대한 역차별적 조세 규제를 풀어 해외 자금을 쉽게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 후원(딜로이트안진·고려대 조세법센터 주관)으로 열린 ‘금융투자강국 육성을 위한 PEF 제도개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주장했다.
○토종 PEF 대형화해야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정책·제도실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PEF의 총 출자약정액은 34조원에 달하지만 평균 규모는 1700억원에 불과하다”며 “해외 유동성 공급자(LP)의 자금 유치를 통한 국내 PEF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EF의 핵심업무인 ‘바이아웃(buy-out·기업 경영권 인수 후 매각) 딜’ 경험 부족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국내 PEF의 장내매각, 환매(buyback), 유상감자 등을 통한 투자회수 비중이 30%로 지나치게 높다”며 “16.5%에 불과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 비중을 미국 수준(48%)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대표로 패널토론에 참석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사장은 “국내 PEF가 해외 LP로부터 자금 조달을 잘 하지 못해 국제적인 M&A에 뛰어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국내 연기금 등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총 8000억원에 불과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 LP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국내 PEF들이 외국계 PEF에 비해 세금 부분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론스타는 세금을 내지 않고도 M&A를 통해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비해 한국 PEF는 투자소득의 5~15%(주민세 제외)에 달하는 배당소득세를 내고 있다”며 “토종 펀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국내와 외국계 PEF 간 조세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PEF 과세제도 개편해야
박종수 고려대 법학과 교수는 국내 PEF에 대한 과세제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등록된 PEF는 이자소득, 배당소득, 유가증권양도소득 등을 소득원천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배당소득으로 간주받아 차익의 5~15%의 세금을 내는 반면 외국계 PEF는 어떤 세금도 내지 않고 있어 ‘조세평등주의’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미국 자본이 국내 PEF를 통해 국내 기업에 투자했다가 10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면 차익의 16.5%(한·미 조세조약상 배당소득세 15%+주민세 1.5%)인 16억5000만원을 배당소득으로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 PEF를 통해 국내 기업에 투자했다가 100억원을 벌었다면 국내에는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모순을 해결하려면 국내도 외국처럼 소득원천을 따져 그에 맞는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호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우리나라에 PEF 제도가 2004년 도입됐지만 론스타 등 외국계 PEF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의 영향을 받아 오히려 국내 PEF가 더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에 대한 투자제한을 완화하고 파생상품을 통한 환헤지를 허용하는 등 PEF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PEF 운용자(GP)의 등록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기 위해 자기자본 및 운용 요건, 레버리지 요건 등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수백조원의 돈을 갖고 아시아에 투자하려는 해외 연기금을 유치해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선 국내 PEF에 대한 역차별적 조세 규제를 풀어 해외 자금을 쉽게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 후원(딜로이트안진·고려대 조세법센터 주관)으로 열린 ‘금융투자강국 육성을 위한 PEF 제도개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주장했다.
○토종 PEF 대형화해야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정책·제도실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PEF의 총 출자약정액은 34조원에 달하지만 평균 규모는 1700억원에 불과하다”며 “해외 유동성 공급자(LP)의 자금 유치를 통한 국내 PEF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EF의 핵심업무인 ‘바이아웃(buy-out·기업 경영권 인수 후 매각) 딜’ 경험 부족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국내 PEF의 장내매각, 환매(buyback), 유상감자 등을 통한 투자회수 비중이 30%로 지나치게 높다”며 “16.5%에 불과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 비중을 미국 수준(48%)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대표로 패널토론에 참석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사장은 “국내 PEF가 해외 LP로부터 자금 조달을 잘 하지 못해 국제적인 M&A에 뛰어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국내 연기금 등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총 8000억원에 불과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 LP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국내 PEF들이 외국계 PEF에 비해 세금 부분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론스타는 세금을 내지 않고도 M&A를 통해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비해 한국 PEF는 투자소득의 5~15%(주민세 제외)에 달하는 배당소득세를 내고 있다”며 “토종 펀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국내와 외국계 PEF 간 조세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PEF 과세제도 개편해야
박종수 고려대 법학과 교수는 국내 PEF에 대한 과세제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등록된 PEF는 이자소득, 배당소득, 유가증권양도소득 등을 소득원천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배당소득으로 간주받아 차익의 5~15%의 세금을 내는 반면 외국계 PEF는 어떤 세금도 내지 않고 있어 ‘조세평등주의’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미국 자본이 국내 PEF를 통해 국내 기업에 투자했다가 10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면 차익의 16.5%(한·미 조세조약상 배당소득세 15%+주민세 1.5%)인 16억5000만원을 배당소득으로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 PEF를 통해 국내 기업에 투자했다가 100억원을 벌었다면 국내에는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모순을 해결하려면 국내도 외국처럼 소득원천을 따져 그에 맞는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호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우리나라에 PEF 제도가 2004년 도입됐지만 론스타 등 외국계 PEF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의 영향을 받아 오히려 국내 PEF가 더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에 대한 투자제한을 완화하고 파생상품을 통한 환헤지를 허용하는 등 PEF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PEF 운용자(GP)의 등록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기 위해 자기자본 및 운용 요건, 레버리지 요건 등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