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고기는 몬다비 와인과 환상적으로 어울립니다. ‘음식 마케팅’을 강화해 한국 소비자에게 몬다비와 한식의 ‘궁합’을 대대적으로 알리겠습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있는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에서 만난 마크 드비어 와인디렉터(43·사진)는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한국 시장 공략 방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200여명에 불과한 ‘마스터 오브 와인(MW·와인 최고전문가)’ 자격증 보유자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1997년부터 로버트 몬다비에 몸담고 있다. 한국을 세 번이나 방문한 ‘지한파’이기도 하다.

“한·미 FTA는 몬다비 와인에 기회입니다. 그동안 가격에서 칠레 와인에 밀렸지만 FTA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와인인 ‘로버트 몬다비’는 세계 최대 주류 유통업체인 ‘컨스텔레이션 브랜즈’가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미 FTA 발효 즉시 가격을 내릴 수 있도록 올초부터 할인 가격으로 수입사인 신동와인에 제품을 공급했다. 신동와인은 FTA 발효에 맞춰 전 제품 가격을 관세 인하율만큼 내렸고 이달 15일까지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드비어 디렉터는 “칠레 등 신대륙 와인은 맛이 강한 반면 몬다비는 부드러운 게 특징으로 한식과 어울린다”며 “오는 10월 몬다비 와이너리 셰프가 한국을 방문해 음식과 와인을 매칭하는 음식 프로모션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7월에는 한국 특급호텔과 레스토랑 등 주요 거래처 관계자를 초청해 와인과 음식 문화를 체험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는 몬다비의 부드러움을 오크통에서 찾았다. 드비어 디렉터는 “100% 프랑스 오크만을 사용하는 몬다비는 정교한 오크 숙성 과정을 통해 바닐라처럼 부드러운 탄닌을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와인’으로 알려진 몬다비 와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기념만찬에 쓰인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기념 만찬에서 사용된 ‘샤도네이 리저브’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순식간에 재고가 동났다. 몬다비는 지난달 15일 한·미 FTA 발효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간판 제품인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은 최근 한 달간 현대백화점과 신동와인 직영점에서 4338병이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배 늘어난 수치다.

드비어 디렉터는 “몬다비가 1966년 와이너리를 설립하면서 가졌던 꿈은 보르도 와인과 겨룰 정도의 최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었다”며 “미국을 상징하는 최고급 와인으로 자리잡은 몬다비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나파밸리=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