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2위인 SK브로드밴드의 ‘B tv’가 최근 약진하고 있다. 콘텐츠 확대와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해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B tv 가입자 수는 지난해 정체를 보였다. 작년 5월엔 LG유플러스의 U+TV에 추격을 당하며 2위 자리를 빼앗기기도 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B tv 가입자는 작년 8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됐고, 올 들어 매달 3만~4만명씩 늘어나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9일자로 B tv 실시간 채널 가입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3월 말 98만7478만명에서 9일 만에 1만2000명 넘게 증가한 것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가입자 증가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2006년 업계 최초로 주문형비디오(VOD) 기반의 IPTV를 선보였다. 풍부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도 했다. 그러나 KT가 스카이라이프와 함께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를 내놓으면서 콘텐츠 경쟁력에서 뒤처졌다.

SK브로드밴드는 B tv에 인기 채널들을 보강한 것이 가입자 증가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영국 프리미어리그 생중계를 하고 있는 SBS ESPN 등 스포츠 채널과 CJ 미디어 등 인기 채널을 추가했다. 실시간 방송 채널은 총 120여개로 늘어났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올해부터 주요 인기 채널이 추가되면서 KT는 물론 케이블TV와 경쟁할 수 있는 채널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VOD의 월 정액제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인기를 끌었다. B tv는 IPTV와 케이블TV 업계를 통틀어 최초로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다시보기 프로그램을 월 1만원에 무제한 이용하는 지상파 월정액서비스를 내놓았다. 극장 종영 후 1개월 이내 서비스가 가능한 영화를 엄선해 월 9000원에 무제한 이용하는 프리미어 월정액서비스도 선보였다. 편당 요금에 부담을 느낀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뽀로로’ 등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의 독점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 것도 주효했다. B tv는 ‘뽀롱뽀롱 뽀로로’ 전 시즌을 서비스 중이며 시즌 1·3은 독점 제공하고 있다. 시즌4도 독점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로보카 폴리’와 ‘브루미즈’ 시즌1·2도 독점 서비스하며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용자의 VOD 이용편의도 높였다. IPTV 3사 중 가장 빠르게 지상파 프로그램의 다시보기를 업데이트해 제공한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3시간 안에 VOD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개그콘서트 등 코너 형태로 제공되는 방송의 경우 이용자가 보고 싶은 코너만 골라 볼 수 있다. VOD 다운로드 속도도 크게 높였다.

SK브로드밴드는 향후 IPTV의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양방향성을 강화한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셋톱박스보다 성능을 고도화시킨 신형 셋톱박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T커머스(TV 전자상거래) 등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LG유플러스만 제공 중인 유튜브 동영상 콘텐츠도 B tv를 통해 서비스하기로 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