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마추어 김효주(17·대원외고2)는 프로골프 대회인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거머쥐고도 상금 1억원을 받지 못했다. 18번홀 페어웨이의 원에 볼을 넣으면 경기 직후 바로 현금을 주는 ‘통큰 존’ 이벤트에서도 배제됐다.

아마추어는 골프 대회뿐만 아니라 장타왕 선발 같은 이벤트 대회, 스크린골프 대회에서 얼마나 상금을 받을 수 있을까. 100만원 이내에서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마추어 대회 우승으로 자동차를 받은 사람도 있다. 오해와 이견이 분분한 ‘아마추어 상금 지급’의 공식 룰을 살펴본다.

○현금은 한푼도 받을 수 없다

아마추어는 어떤 명목의 대회나 이벤트에서도 현금을 받을 수 없다. 이를 어기면 아마추어 자격이 박탈된다. 세계 골프 룰을 정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아마추어 자격 관련 룰 3-1(이하 아마추어 룰)에 “아마추어는 상금 획득을 목적으로 골프대회나 이벤트 행사에서 플레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전에는 규정이 없었던 스크린골프 관련 대회도 올해 적용되는 개정 룰에 포함돼 규제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골프존 등 골프시뮬레이션업체들이 스크린골프 대회를 열어 아마추어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모두 룰 위반이다. 레슨지원금 등 다양한 명목으로 지급하는 현금도 룰에 위배된다.


○상품권으로 최대 540만원 허용

아마추어는 현금을 받을 수 없지만 상품권이나 물품은 받을 수 있다. 받을 수 있는 한도는 우리 돈으로 100만원 정도다. 아마추어 룰 3-2a에서는 “아마추어는 500파운드(90만원)나 이에 상응하는 금액 이상의 상품권이나 상품을 받을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환율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어 대한골프협회는 상한선을 100만원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벤트 대회가 아닌 정규 골프장에서 개최되는 18홀 대회에 참가하면 상금액이 늘어나 500파운드의 2배(18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36홀짜리 대회는 500파운드의 3배(270만원), 54홀 대회는 5배(450만원), 72홀 대회는 6배(540만원)까지 상품권이나 상품을 허용한다.

롯데마트여자오픈의 ‘통큰 존’ 이벤트에서는 아마추어들에게 아무것도 지급하지 않았으나 최대 540만원 한도 내에서 현금 대신 상품권을 지급하면 문제가 없었다.

골프연습장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 스크린골프 대회, 장타 대회 등에서는 상품권이나 시상품이 100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드라이버 등 골프용품 상품이 소비자가로 100만원을 넘으면 위반이다. 특히유명 브랜드의 아이언세트는 대부분 상한선을 넘어 이벤트 대회에서 상품으로 내걸 수 없다.

○룰 위반시 제재 받을수 있어

현금만 아니면 금액은 상관없다는 그릇된 해석으로 과다하게 상품을 내거는 경우도 많다. 실력이 뛰어난 아마추어들이 겨루는 대회에서는 우승 상품으로 자동차를 내걸곤 한다. 자동차는 최소 1000만원이 넘는 고가품이기 때문에 이를 받으면 자격을 상실한다. 차를 기증하면 상관없다.

김동욱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우승 상품으로 차를 받아간 사람이 다른 아마추어 대회에 나오면 누구든 그 사람의 아마추어 자격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주최 측은 그의 출전을 거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홀인원은 현금도 가능

홀인원에는 액수의 상한선이 없다. 게다가 현금 수령도 가능하다. 아마추어 룰 3-2b는 “홀인원을 하면 상금 제한 규정과 상관없이 현금을 포함해서 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단 홀인원은 정상적인 라운드 과정에서 기록된 것이어야 한다. 드라이빙레인지나 스크린골프에서 이뤄진 홀인원은 제외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