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17일 오후 2시15분 보도

코오롱그룹이 유럽 현지 패션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과 손잡고 합작사를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자문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그룹이 유럽 현지법인을 세운 후 지분의 일부를 LVMH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17일 말했다. 유럽 현지법인의 형태는 코오롱과 LVMH의 합작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코오롱그룹은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을 통해 LVMH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코오롱FnC는 LVMH에서 근무했던 장 콜로나 디자이너와 협업해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신제품을 만들면서 LVMH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콜로나는 피에르 발망, 장 폴 고티에, 칼 라거펠트, 클로드 몬타나, 티에리 뮈글러, 끌로에 등과 액세서리 디자인을 같이 만들어온 디자이너다.

업계 관계자는 또 “LVMH가 코오롱 유럽 현지법인의 경영권을 갖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이 LVMH 측에 넘기는 합작사의 지분이 50%를 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코오롱FnC의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유럽에서 브랜드별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전사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유럽법인 설립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쿠론’과 ‘쟈뎅드슈에뜨’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올해 해외 컬렉션과 패션위크 등을 통해 그 경쟁력을 인정받은 남성캐주얼 ‘시리즈’ ‘커스텀멜로우’ 등의 브랜드를 모두 아우르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유럽법인의 사업부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FnC가 LVMH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유럽 패션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 측은 LVMH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남성복, 명품, 스포츠, 여성복, 잡화 등 모든 패션사업 부문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FnC는 이미 유럽에 진출한 남성 캐주얼 브랜드 ‘시리즈’와 디자이너 브랜드 ‘쿠론’을 통해 이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계 최대 명품그룹 LVMH와 코오롱이 손잡게 되면 보수적인 유럽 패션시장에서 현지 유통망을 좀 더 쉽게 뚫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미국 럭셔리 브랜드 마크제이콥스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코오롱FnC가 LVMH의 다른 브랜드를 들여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LVMH는 이탈리아의 시계·주얼리 업체 불가리, 화장품 업체 누드 스킨케어, 지방시, 펜디, 벨루티, 태그호이어, 세포라, 겐조, 위블로, 로에베, 겔랑, 드비어스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코오롱 측은 LVMH와 합작사 설립 추진에 대해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뿐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안대규/민지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