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매각해 시설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및 반도체 소재 업체인 이녹스는 18일 자사주 9만7942주를 대량매매를 통해 기관투자가에게 처분했다. 매각대금은 약 21억원.

이녹스는 자사주 매각대금을 시설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스마트 기기 호황으로 주문이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230억~240억원을 투자해 아산에 공장을 신축했으며 올해도 인근에 부지를 확보하는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판매호조로 FPCB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이녹스가 생산하는 FPCB소재의 사용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신규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매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녹스가 FPCB 소재 공급확대와 반도체 패키지 소재, EMI(전자파) 차폐 필름, LED 방열 소재(Metal CCL) 등 신규 사업의 약진으로 올해 매출액 1728억원, 영업이익 28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재료 업체인 네패스도 지난 16일 자사주 30만주를 기관투자가 등에게 처분, 시설투자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비메모리 산업이 초호황인 점 고려 시 추가 시설투자가 불가피해 보이고 자사주 30만주 매각(약 58억원)을 통해 시설투자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패스의 올해 예상 시설투자 금액은 550억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4월부터 삼성전자 전력관리칩(PMIC) 양산 본격화와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용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능력 확대, 신규 고객 확보 등으로 주문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로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네패스가 사상 최대 규모의 시설투자로 국내외 고객사들의 주문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올해 예상 영업이익도 최소 48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광학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휴비츠도 지난 2월말 자사주 26만주를 28억원에 매각했다. 공장신축 대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휴비츠 관계자는 "기존 제품의 물량 증대와 신규 제품인 광학 현미경 생산을 위해 공장을 신축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SK증권은 휴비츠의 올해와 내년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 연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4%와 22.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법인인 상해 휴비츠의 실적증가와 올해부터 신규로 시작하는 광학현미경 사업이 앞으로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