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18일 오후 3시45분 보도

LG생활건강이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정운호 전 더페이스샵코리아 사장에 대해 300억원의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법적 소송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더페이스샵을 팔면서 가맹점 매출과 관련해 중대한 사실을 숨겨 피해를 입었다는 게 LG생활건강 측 주장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작년 6월부터 최근까지 수차례 어피니티 측에 ‘손해배상청구통지문(Notification of Indemnity Claim)’을 보냈다. 네덜란드에 있는 유한회사 쉐퍼드디태칭과 정 전 사장 앞으로 보낸 일종의 내용증명서로 ‘진술과 보증에 대한 위반’ 사실과 3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적시하고 있다. 쉐퍼드디태칭은 어피니티가 더페이스샵을 매각하기 위해 세운 SPC(특수목적회사)다.

LG생활건강이 내용증명 서류에서 어피니티측이 고의적으로 숨겼다며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동대문점(사진)의 매출이다. 인수 당시 패션몰 밀리오레 옆 6층짜리 건물 1층에 자리잡은 66㎡ 남짓한 작은 매장의 연 매출(2009년)은 170억원에 달했다. 더페이스샵 전체 매출(2500억원)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보통 더페이스샵 매장 한 곳당 연 평균 매출은 4억~5억원가량”이라고 말했다. “동대문점이 본사로부터 받은 물건의 대부분을 제3의 수출 회사에 되팔았고, 이게 중국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게 LG생활건강의 주장이다. 어피니티와 정 전 사장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숨겼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대문점의 비상식적인 매출로 더페이스샵의 덩치가 커졌고,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은 인수 당시 지불하지 않아도 될 돈을 냈다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동대문점이 비공식적인 경로로 중국에 수출하는 바람에 중국 내에서 더페이스샵의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됐고, LG생활건강의 중국 사업 확장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LG생활건강은 어피니티가 에스크로(제3자 기탁) 대금으로 맡겨 놓은 100억원에 대해 지급정지를 해놨다. 양측은 2010년 1월 거래를 종료하면서 계약 체결 2년 뒤인 올 1월 최종 정산을 하기로 했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