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가 왕리쥔(王立軍·사진) 전 충칭시 부시장의 측근 두명에 대한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왕 전 부시장이 지난 2월6일 청두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들어가 망명 신청을 하자 보 전 서기는 그의 측근 7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2명이 고문당한 끝에 숨졌다.

이와 관련, 중국 공산당은 보 전 서기의 정치국원 자격정지를 발표한 지난 10일 충칭에서 당 간부들을 모아놓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2명을 살해한 것은 심각한 당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보 전 서기는 평소 46명으로 구성된 개인 경호조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이 왕 전 부시장 측근들의 체포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 전 부시장은 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통화 내용까지 도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류광레이(柳光磊) 충칭시 정법위 서기와 후 주석 간 핫라인을 장기 도청해오다 발각돼 미국 영사관 망명 신청 사건 이전에 이미 공산당으로부터 조사받고 있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명보가 전했다.

한편 영국 의회는 이날 보 전 서기의 부인에게 독살된 것으로 알려진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와 관련된 정보의 공개를 정부에 공식 요구했다. 리처드 오타웨이 외무위원장은 이날 외무부에 서신을 보내 영국 정부가 헤이우드 사건을 왜 뒤늦게 인지했는지, 헤이우드가 영국 정부에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왔는지 등에 대해 26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헤이우드는 지난해 11월15일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영국 외교부는 지난 1월 중순에야 이 사건에 의혹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2월7일 중국 측에 사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헤이우드의 신분에 대해서도 사업가가 아니라 정부의 정보원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