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본부 특강.."개인 강해도 독재정권 유지될 수 없어"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북한의 새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농지개혁 단행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진행된 통일정책 최고위과정에서 특별강연을 통해 "북한도 집단농장을 할 게 아니고 '쪼개 바칠 것은 바치고 네가 가져라'라고 하면 쌀밥 먹는 것은 2~3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며 "농지 개혁을 하면 개인적으로도 더 벌고 국가적으로도 수입이 는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그것(농지개혁)을 해야 된다.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그것 하나 하면 되는 것"이라며 "가장 시급한 것이다.

개방 이전에 그것부터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계속 얻어만 먹이면 거지를 만드는 것"이라며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뭔가 배우고 다시 해야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을 직설적으로 요구한 것이어서 북한 지도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탈북자 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 "북한 핵 문제도 중요하지만 인권 문제도 중요한 문제"라며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권이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탈북자 문제가 나올 때 남북 관계를 봐서, 북이 싫어한다고 해서 소홀히 한 게 사실"이라며 "빵도 매우 중요하지만 21세기에는 빵 못지않게 개인의 자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북아프리카 지역 독재정권들을 무너뜨리기 시작한 `재스민 혁명'을 거론,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이제 장기 독재 정권이 유지될 수 없는 역사적 시대를 맞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바람이 아프리카를 지나 시리아에서 잠시 멈추었지만 거역할 수 없다"면서 "역사의 흐름이기 때문에 아무리 개인이 강해도 세계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장기 독재 정권에 역사적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휴대전화가 없어도 가장 위력적인 것은 구전 홍보인 것 같다.

사람이 사람에게 전달하는 속도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