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미봉남(通美封南)은 지나간 과거사다.

나는 오히려 통중봉북(通中封北)이 맞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 회담장에서 열린 통일정책 최고위 과정 특별강연에서 새로운 한ㆍ중 관계를 포함해 한반도 주변 역학관계를 이같이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 북한이 미국과 2ㆍ29 협상을 하고 나니 국내 일부 언론이 통미봉남이라고 크게 썼다"면서 "다 그렇게 쓴 것은 아니지만 한국은 아직도 이렇게 모르나 생각한다"말했다.

이 대통령은 "협상을 하든 뭘 하든 그것은 한미간에 합작이다.

미국도 이렇게 이야기 했다"면서 "20년, 30년 전에 쓰던 통미봉남이라는 말을 현재 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북한이 벼랑 끝 전술 등을 통해 미국과 협상하면서 남한을 소외시키는 전략을 구사했지만, 현재는 공고한 한미동맹 속에 더는 이 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중국은 남과 통하고 북을 봉쇄하는 게 아니냐"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올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개시하는 등 양국 관계가 점차 긴밀해 지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북한이 최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핵실험과 같은 추가 도발을 할 경우 혈맹으로 북한을 옹호했던 중국도 결국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4년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수석과 열 차례의 정상회담을 했던 사실도 언급했다.

이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 전 북중 정상회담보다 많은 것으로 그만큼 한중 관계도 강화됐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북한이 보면 되게 속이 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이 중동의 `재스민 혁명'에 빗대어 "아무리 개인이 강해도 세계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함으로써 북한이 계속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할 경우 결국 정권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곧 통일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가 통일문제도 생각해야 되고, 통일에 대한 준비도 해야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일부 장관이) `통일 항아리'를 만들고 있는데 (현재) 텅텅 비었지만 만들었다는 자체가 의미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에게 북한 핵문제도 중요하지만 인권문제도 중요한 문제다"라면서 "결국은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권이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이 지금 원조를 받아서 하는 것을 언제까지 하겠느냐"면서 "이 지구 상에 흰밥에 고깃국 먹는 게 국가의 지상목표가 되는 나라는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