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03년 이후 4번째 발생
하지만 24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의 발표 내용은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지나치게 빈약했다. “캘리포니아주 중부지역의 한 젖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것을 확인했다”는 정도에 머물렀다. 다만 AP통신이 마이클 마시 미국서부낙농업협회 수석 이사의 말을 인용, “30개월 이상 젖소”라고 보도했을 뿐이다. 이 젖소가 자란 목장은 낙농업이 주요 산업인 캘리포니아 킹즈카운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무부는 추후 구체적인 발병 지역을 확인해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시 이사는 “이번 젖소는 마지막으로 관찰했을 때 (전형적인 광우병 소처럼) 주저앉거나 병든 기색이 없는 정상적인 상태였다”며 “지난 18일 첫 광우병 검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젖소가 18일 캘리포니아 핸포드의 사료공장에 이미 죽은 상태로 반입됐으며 사후에 광우병이 발견됐다”는 데니스 러키 베이커커모디티즈 부사장의 말을 인용했다. 핸포드 사료공장은 죽은 소를 닭 오리 등 가금류와 애완동물의 사료로 가공하는 곳이지만 문제의 광우병 소는 사료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앞서 미국에서는 2003년 워싱턴주, 2005년 텍사스주, 2006년 앨라배마주에서 한 건씩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 워싱턴주 사례는 캐나다산 소였으며 ‘전형적인 광우병 발병 원인’으로 인해 발생했다. 전형적인 발병이란 병에 걸린 소 등 되새김질하는(반추) 동물로 만든 사료를 소가 먹어 나타나는 광우병을 말한다.
미국은 워싱턴주에서 첫 광우병 소가 발견되자 반추동물 사료 수입과 사용을 금지했다. 존 클리퍼드 농무부 수의학담당관은 “1992년 전 세계에서 3만7311건에 달했던 전형적인 광우병 사례가 지난해에는 29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반추동물로 만든 소 사료 사용을 금지한 데 따른 효과라는 설명이다.
반면 2005년과 2006년의 경우는 이번에 발견된 젖소처럼 전형적인 발병 원인이 아닌 ‘이례적인(atypical)’ 사례였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례적인 사례는 자연계에서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돌연변이성 광우병이어서 특별한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대신 육우 젖소를 포함해 1년에 4만마리를 전국에서 무작위로 골라 조사하는 감시 조치를 취해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