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생한 네 번째 광우병 소와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것은 어느 월령의 소이고, 어느 지역 목장에서 발견됐는지다. 한국은 현재 미국 전역에서 월령 30개월 미만 소고기를 수입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자국산 소고기에 대해 완벽한 안전을 담보할 광우병 대응책을 갖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24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의 발표 내용은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지나치게 빈약했다. “캘리포니아주 중부지역의 한 젖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것을 확인했다”는 정도에 머물렀다. 다만 AP통신이 마이클 마시 미국서부낙농업협회 수석 이사의 말을 인용, “30개월 이상 젖소”라고 보도했을 뿐이다. 이 젖소가 자란 목장은 낙농업이 주요 산업인 캘리포니아 킹즈카운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무부는 추후 구체적인 발병 지역을 확인해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시 이사는 “이번 젖소는 마지막으로 관찰했을 때 (전형적인 광우병 소처럼) 주저앉거나 병든 기색이 없는 정상적인 상태였다”며 “지난 18일 첫 광우병 검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젖소가 18일 캘리포니아 핸포드의 사료공장에 이미 죽은 상태로 반입됐으며 사후에 광우병이 발견됐다”는 데니스 러키 베이커커모디티즈 부사장의 말을 인용했다. 핸포드 사료공장은 죽은 소를 닭 오리 등 가금류와 애완동물의 사료로 가공하는 곳이지만 문제의 광우병 소는 사료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앞서 미국에서는 2003년 워싱턴주, 2005년 텍사스주, 2006년 앨라배마주에서 한 건씩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 워싱턴주 사례는 캐나다산 소였으며 ‘전형적인 광우병 발병 원인’으로 인해 발생했다. 전형적인 발병이란 병에 걸린 소 등 되새김질하는(반추) 동물로 만든 사료를 소가 먹어 나타나는 광우병을 말한다.

미국은 워싱턴주에서 첫 광우병 소가 발견되자 반추동물 사료 수입과 사용을 금지했다. 존 클리퍼드 농무부 수의학담당관은 “1992년 전 세계에서 3만7311건에 달했던 전형적인 광우병 사례가 지난해에는 29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반추동물로 만든 소 사료 사용을 금지한 데 따른 효과라는 설명이다.

반면 2005년과 2006년의 경우는 이번에 발견된 젖소처럼 전형적인 발병 원인이 아닌 ‘이례적인(atypical)’ 사례였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례적인 사례는 자연계에서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돌연변이성 광우병이어서 특별한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대신 육우 젖소를 포함해 1년에 4만마리를 전국에서 무작위로 골라 조사하는 감시 조치를 취해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