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사돈의 팔촌' 테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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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완 증권부 차장 psw@hankyung.com
이번엔 ‘김문수 테마주(株)’다. 올 연말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박근혜주, 안철수주, 문재인주는 이미 전면에 부상했고, 정몽준주, 김두관주, 이재오주, 손학규주도 형성돼 있다. 금융감독원이 특별단속반까지 가동하며 테마주 작전세력에 대응하고 있지만 ‘약발’은 ‘글쎄’다.
한동안 주춤했던 정치인 테마주는 지난 4·11 총선과 이번주 초 대선 예비후보등록 시작을 계기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예상보다 선전하자 곧바로 박근혜주가 급등하고 문재인주는 급락했다. 이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안철수주가 급등했다. 최근엔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관련주들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이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테마주 투자의 위험성을 아무리 경고해도 ‘상한가’의 짜릿함을 맛본 투자자들은 오늘도 정치뉴스를 쫓는다.
연줄 닿으면 덕보는 세태
증시에 테마주란 늘 있게 마련이다. 말 그대로 특정 ‘주제’로 엮을 수 있으면 모두 테마주다. 바이오주, 태양광주, 스마트폰부품주도 일종의 테마주다.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 만한 특정 계기가 있어 ‘테마’가 형성되기도 하지만, 실적과 연계성을 찾기 힘든데도 ‘이유를 찾아 다니며’ 급등하는 경우도 많다. 같은 정치인 테마주라도 향후 특정 후보의 당선 여부에 따라 정책이 수립되고 실제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는 ‘공약 및 정책 테마주’가 있는가 하면, 그냥 누가 누구와 가깝더라는 이유만으로 들썩이는 ‘사돈의 팔촌’ 테마주도 있다.
코스닥회사 EG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어 대표적 박근혜주로 분류된다. 동양물산은 박 위원장의 사촌동생 남편이 회장이라서 박근혜주에 편입됐다. 속옷업체인 쌍방울트라이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규택 전 의원이 사외이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근혜 테마주로 묶였다. 써니전자는 작년에 적자를 냈지만 대표이사가 과거 안철수연구소 임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등했다. 대주전자재료는 회사 오너가 김 지사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김문수주로 부각됐다.
이들 종목 모두 대선 예비주자들과 사업적 연관성은 없다. 다들 알고 있다. 다만 누군가 권력을 잡으면 그 권력을 이용해 주변에서 이권을 챙기다보니, 한 다리 건너 힘있는 사람을 아는 것만으로도 뭔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자연스레 생겨난 것은 아닐까 싶다.
‘어리석은 개미’ 들의 부화뇌동
투자세계의 큰 원칙은 ‘고위험 고수익’이다. 정치인 테마주는 단기적으로 ‘초(超)고위험 초(超)고수익’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어제 산 주식이 요행히 오늘 상한가를 친다면 큰 돈을 벌 테니까 말이다. 실제 박근혜주 안철수주를 단타 치며 돈을 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제와 어제 상한가를 쳤다가 내일 모레 하한가로 빠질 수 있는 게 테마주다. 귀신같이 타이밍을 잡아 떼돈을 벌 수도 있지만, 삐끗하면 상한가에 따라 들어갔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금감원은 테마주 상승을 이용해 ‘작전’하는 세력을 눈 크게 뜨고 찾아내겠다고 한다.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마땅히 지속적으로 그래야 한다. 하지만 작전세력을 처벌한다고 그에 휘말려 ‘날려버린 돈’은 돌아오지 않는다. 회사 경영진이 특정 대선후보와 가깝다는 소문에 비정상적으로 뛰는 주식에 올라탔다가 망한다면 ‘불쌍한 개미’가 아니라 ‘어리석은 개미’일 뿐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혹시나 싶어 ‘베팅’했는데 누굴 탓할까.
박성완 증권부 차장 psw@hankyung.com
한동안 주춤했던 정치인 테마주는 지난 4·11 총선과 이번주 초 대선 예비후보등록 시작을 계기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예상보다 선전하자 곧바로 박근혜주가 급등하고 문재인주는 급락했다. 이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안철수주가 급등했다. 최근엔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관련주들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이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테마주 투자의 위험성을 아무리 경고해도 ‘상한가’의 짜릿함을 맛본 투자자들은 오늘도 정치뉴스를 쫓는다.
연줄 닿으면 덕보는 세태
증시에 테마주란 늘 있게 마련이다. 말 그대로 특정 ‘주제’로 엮을 수 있으면 모두 테마주다. 바이오주, 태양광주, 스마트폰부품주도 일종의 테마주다.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 만한 특정 계기가 있어 ‘테마’가 형성되기도 하지만, 실적과 연계성을 찾기 힘든데도 ‘이유를 찾아 다니며’ 급등하는 경우도 많다. 같은 정치인 테마주라도 향후 특정 후보의 당선 여부에 따라 정책이 수립되고 실제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는 ‘공약 및 정책 테마주’가 있는가 하면, 그냥 누가 누구와 가깝더라는 이유만으로 들썩이는 ‘사돈의 팔촌’ 테마주도 있다.
코스닥회사 EG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어 대표적 박근혜주로 분류된다. 동양물산은 박 위원장의 사촌동생 남편이 회장이라서 박근혜주에 편입됐다. 속옷업체인 쌍방울트라이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규택 전 의원이 사외이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근혜 테마주로 묶였다. 써니전자는 작년에 적자를 냈지만 대표이사가 과거 안철수연구소 임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등했다. 대주전자재료는 회사 오너가 김 지사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김문수주로 부각됐다.
이들 종목 모두 대선 예비주자들과 사업적 연관성은 없다. 다들 알고 있다. 다만 누군가 권력을 잡으면 그 권력을 이용해 주변에서 이권을 챙기다보니, 한 다리 건너 힘있는 사람을 아는 것만으로도 뭔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자연스레 생겨난 것은 아닐까 싶다.
‘어리석은 개미’ 들의 부화뇌동
투자세계의 큰 원칙은 ‘고위험 고수익’이다. 정치인 테마주는 단기적으로 ‘초(超)고위험 초(超)고수익’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어제 산 주식이 요행히 오늘 상한가를 친다면 큰 돈을 벌 테니까 말이다. 실제 박근혜주 안철수주를 단타 치며 돈을 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제와 어제 상한가를 쳤다가 내일 모레 하한가로 빠질 수 있는 게 테마주다. 귀신같이 타이밍을 잡아 떼돈을 벌 수도 있지만, 삐끗하면 상한가에 따라 들어갔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금감원은 테마주 상승을 이용해 ‘작전’하는 세력을 눈 크게 뜨고 찾아내겠다고 한다.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마땅히 지속적으로 그래야 한다. 하지만 작전세력을 처벌한다고 그에 휘말려 ‘날려버린 돈’은 돌아오지 않는다. 회사 경영진이 특정 대선후보와 가깝다는 소문에 비정상적으로 뛰는 주식에 올라탔다가 망한다면 ‘불쌍한 개미’가 아니라 ‘어리석은 개미’일 뿐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혹시나 싶어 ‘베팅’했는데 누굴 탓할까.
박성완 증권부 차장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