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 'K팝스타' 엔 '기다림의 미학'이 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영학 카페 - 코칭문화
코치 한사람 방식 주입시켜 '자기 사람' 만들기보다
다양한 훈련과정 통해 스스로 가능성 찾게 해
코치 한사람 방식 주입시켜 '자기 사람' 만들기보다
다양한 훈련과정 통해 스스로 가능성 찾게 해
서바이벌 오디션이 그야말로 대세다.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K팝스타’ ‘보이스오브코리아’를 보면서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노래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느냐며 놀란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단순한 연예 프로그램 이상으로 한국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몇몇 기업들은 비슷한 형식으로 사내 오디션 대회를 열어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코칭의 확산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불러온 또 다른 변화다. 이제까지 코칭은 일부 글로벌 기업에서나 하는 특별한 활동으로 여겨졌다. 이제는 한국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코칭을 중요한 경영기법으로 받아들이고,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코칭이 널리 퍼지는 만큼 이를 오해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선배가수들의 역할은 멘토가 아니라 코치다. 코칭은 상대방의 능력과 성과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직접적인 지원 활동이고, 멘토링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력관리 등을 도와주는 간접적인 지원 활동이다. 비록 용어상 오해가 있다고는 하지만 코칭 문화가 퍼지는 현상은 반길 만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엠넷의 ‘슈퍼스타K’에서는 공식적인 멘토링이 없었다. 다음 프로그램인 MBC의 ‘위대한 탄생’은 기성 가수와 작곡가에게 심사위원 겸 멘토 역할을 부탁했다. 시청자는 ‘위대한 탄생’에서 독설 멘토 방시혁, 무한 긍정의 멘토 김태원 등을 발견하는 기쁨을 얻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고정 멘토링 제도에는 역기능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첫째, 멘티들은 모두 멘토와 비슷한 창법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멘토에만 의존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둘째, 멘토들이 멘티들에게 안전한 과제를 주기 시작했다. 회를 거듭하면서 멘토별로 몇 명의 멘티가 남았는지가 민감한 이슈가 됐다. 이를 의식한 멘토들은 멘티들에게 도전적 과제를 주는 대신 그들의 장점을 부각하는 ‘안전한’ 노래를 주문했다. 셋째, 멘토의 평가가 왜곡되기 시작했다. 자기 멘티에게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멘티가 없어졌다.
이런 역기능을 요약하면 한마디로 ‘자기 사람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기업에서 흔히 발견된다. 일전에 한 기업의 임원으로부터 고민 상담을 요청받았다. 일선 관리자들이 일 잘하는 직원을 공개하지 않고, ‘자기 사람’으로 키우기에 급급하다는 내용이었다. 고민 끝에 관리자들의 업적 지표에 ‘우수 인재 양성 및 배출’이라는 항목을 포함시키면서 상황이 겨우 나아졌다. 이런 일이 결코 예외적인 상황은 아닐 것이다. 우수한 직원을 아끼고 곁에 유지하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 과정에서 관리자들은 ‘조직이 요구하는 인재 만들기’보다는 ‘내사람 만들기’에 몰두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의 캐스팅 제도는 이에 대한 명쾌한 시사점을 준다. ‘K팝스타’는 각 회마다 심사위원들이 출연자를 캐스팅해 훈련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캐스팅 제도 때문에 출연자들의 코치가 주기적으로 바뀌자 코칭의 순기능이 부각됐다. 평가자들은 각 출연자의 약점을 자극하는 도전적 과제 주기를 꺼리지 않았고,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기업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코칭을 도입하면서 관찰, 경청, 질문 등 코칭 기술은 널리 퍼졌다. 하지만 정작 코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 관점의 사고는 여전히 부족하다. 코칭을 통해 관리자는 자신의 복사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원의 고유한 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코칭을 시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티칭(teaching·가르치기)의 유혹을 받는다. 하지만 코칭은 기다림의 미학이다. 자신의 방식을 가르치기보다는 후배 직원이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고 찾아내도록 돕는 과정이다.
‘K팝스타’가 끝날 때 우승자가 어느 기획사에 들어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분명한 것은 3개 기획사를 넘나들며 훈련을 받는 만큼 우승자는 뛰어난 가수가 될 것이다. 조직에서도 코칭을 도입할 때 관리자들에게 몇 번이고 강조해야 한다. 후배 직원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키우거나(과정), 자기 사람으로 키우려는(결과) 생각을 접고 조직의 자원으로 키우라고 말이다.
김용성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코칭의 확산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불러온 또 다른 변화다. 이제까지 코칭은 일부 글로벌 기업에서나 하는 특별한 활동으로 여겨졌다. 이제는 한국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코칭을 중요한 경영기법으로 받아들이고,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코칭이 널리 퍼지는 만큼 이를 오해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선배가수들의 역할은 멘토가 아니라 코치다. 코칭은 상대방의 능력과 성과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직접적인 지원 활동이고, 멘토링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력관리 등을 도와주는 간접적인 지원 활동이다. 비록 용어상 오해가 있다고는 하지만 코칭 문화가 퍼지는 현상은 반길 만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엠넷의 ‘슈퍼스타K’에서는 공식적인 멘토링이 없었다. 다음 프로그램인 MBC의 ‘위대한 탄생’은 기성 가수와 작곡가에게 심사위원 겸 멘토 역할을 부탁했다. 시청자는 ‘위대한 탄생’에서 독설 멘토 방시혁, 무한 긍정의 멘토 김태원 등을 발견하는 기쁨을 얻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고정 멘토링 제도에는 역기능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첫째, 멘티들은 모두 멘토와 비슷한 창법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멘토에만 의존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둘째, 멘토들이 멘티들에게 안전한 과제를 주기 시작했다. 회를 거듭하면서 멘토별로 몇 명의 멘티가 남았는지가 민감한 이슈가 됐다. 이를 의식한 멘토들은 멘티들에게 도전적 과제를 주는 대신 그들의 장점을 부각하는 ‘안전한’ 노래를 주문했다. 셋째, 멘토의 평가가 왜곡되기 시작했다. 자기 멘티에게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멘티가 없어졌다.
이런 역기능을 요약하면 한마디로 ‘자기 사람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기업에서 흔히 발견된다. 일전에 한 기업의 임원으로부터 고민 상담을 요청받았다. 일선 관리자들이 일 잘하는 직원을 공개하지 않고, ‘자기 사람’으로 키우기에 급급하다는 내용이었다. 고민 끝에 관리자들의 업적 지표에 ‘우수 인재 양성 및 배출’이라는 항목을 포함시키면서 상황이 겨우 나아졌다. 이런 일이 결코 예외적인 상황은 아닐 것이다. 우수한 직원을 아끼고 곁에 유지하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 과정에서 관리자들은 ‘조직이 요구하는 인재 만들기’보다는 ‘내사람 만들기’에 몰두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의 캐스팅 제도는 이에 대한 명쾌한 시사점을 준다. ‘K팝스타’는 각 회마다 심사위원들이 출연자를 캐스팅해 훈련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캐스팅 제도 때문에 출연자들의 코치가 주기적으로 바뀌자 코칭의 순기능이 부각됐다. 평가자들은 각 출연자의 약점을 자극하는 도전적 과제 주기를 꺼리지 않았고,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기업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코칭을 도입하면서 관찰, 경청, 질문 등 코칭 기술은 널리 퍼졌다. 하지만 정작 코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 관점의 사고는 여전히 부족하다. 코칭을 통해 관리자는 자신의 복사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원의 고유한 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코칭을 시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티칭(teaching·가르치기)의 유혹을 받는다. 하지만 코칭은 기다림의 미학이다. 자신의 방식을 가르치기보다는 후배 직원이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고 찾아내도록 돕는 과정이다.
‘K팝스타’가 끝날 때 우승자가 어느 기획사에 들어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분명한 것은 3개 기획사를 넘나들며 훈련을 받는 만큼 우승자는 뛰어난 가수가 될 것이다. 조직에서도 코칭을 도입할 때 관리자들에게 몇 번이고 강조해야 한다. 후배 직원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키우거나(과정), 자기 사람으로 키우려는(결과) 생각을 접고 조직의 자원으로 키우라고 말이다.
김용성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