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유머가 기업 매출을 좌우한다.”

신상훈 서울종합예술학교 개그MC학부 교수는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가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제5기 경기CEO리더스아카데미’에서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끄는 유머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유머와 직결되는 ‘정서지능’에 비즈니스 성공 해법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 다음은 강연 내용이다.


#삼성이 유머를 배우는 이유

삼성그룹에서 임원을 대상으로 한 유머 강의 요청을 받았다. 삼성에서 왜 유머를 가르치려 하는지 물었다. 임원을 실적별로 나눴더니 정서지능이 높고 낮음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더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정서지능이란 충동 억제력이나 인내심을 비롯해 유혹을 이겨내고 힘든 일을 잘 견뎌내는 마음의 힘을 뜻한다.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은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삼성에서는 연구 끝에 정서지능이 유머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알고 강의를 요청한 것이다.

정서지능지수는 간단하게 테스트할 수 있다.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일곱 살 여자아이가 생일케이크에 초를 켜놓은 채 울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해보면 ‘선물이 없어서’ ‘좋아하는 케이크가 아니라서’ 같은 다양한 답변이 쏟아진다. 그런데 ‘친구들이 없어서’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문제를 인간관계에서 찾아내는 사람이 남들보다 높은 정서지능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리더들의 정서지능

극장에서 콜라 컵·팝콘 컵을 들고 나오는 아이들, 건물에 들어갈 때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사람들, 누군가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주는 사람들 또한 정서지능이 높다. 이런 사람들이 기업에서 일한다면 어떨까. 평사원이라면 능동적으로 일하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발휘할 타입이다. 그 중에서도 리더들의 정서지능이 가장 높아야 한다. 조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는 사람이 리더다. 그런 리더들의 정서지능이 높아야 사람을 살필 수 있고, 그들과 교감해 관계를 개선시키는 것이 곧 기업 실적으로 이어진다.

그러기 위해 리더들은 ‘내가 먼저 웃자’를 모토로 삼아야 한다. 지금 바로 부하 직원에게 농담을 건네며 웃어보라. 상사가 웃는 모습을 보고 ‘무슨 꿍꿍이일까’ 의심하는 부하 직원이 있다면 그건 당신이 지금껏 정서지능은커녕 유머 한 마디, 웃음 한 조각 베풀 줄 몰랐던 사람이란 뜻이다.

#유머, 두려워 말지어다

가벼워 보일까봐, 실없는 사람이 될까봐 두려워서 유머를 못한다면 당신에게 있는 상처를 들여다보라. 내가 웃을 수 있는 유머, 웃지 못하는 유머가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기반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외모에 대한 유머에 웃지 못한다면 외모콤플렉스로 인한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일수록 유치한 유머에 더 잘 웃는다. 순수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아이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방긋 웃어주는 것도 아이가 자신을 이상하게 보지 않고 같이 웃어 주리란 잠재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유머를 던져봐야 한다. 그것이 도전정신이다. ‘내가 기필코 웃기고 말리라’는 도전정신이다.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은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나다.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들이대는 사람이 돼라. 들이댄다는 건 다른 게 아니다. 먼저 인사하고 웃어주는 것이다. 여유 있게 상대를 리드하라. 자신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주면 묘하게 빚을 진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성공하고 못하고를 좌우하는 큰 차이다.


#빨대 대신 깔때기가 돼라

비 오는 날 깔때기를 꽂아 놓으면 빗물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빨대를 꽃아 놓으면 천년만년 빗물 모이기만 기다려야 한다. 직장 내에서도 사고가 열려 있는 사람, 눈치가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흡수하는 깔때기와 같다. 사고순환이 느리거나 꽉 막힌 듯한 사람이 빨대에 해당한다.

깔때기도 크고 작은 것으로 나눠진다. 강의를 들을 때 맨 앞자리에 자연스럽게 앉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이 큰 깔때기다. 맨 뒷자리나 구석에 앉는다면 빨대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원치 않았어도 두세째 줄에 앉았다면 그들도 작은 깔때기로 자연스럽게 바뀐다. 자리와 환경이 만드는 전염성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깔때기(funnel)라는 영어 단어에 펀(fun)이 들어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직원들을 빨대로 만들지 말고 깔때기로 만들어라. 그러려면 리더인 당신부터 큰 깔때기가 되어야 직원들을 전염시킬 수 있다. 유머는 공통분모를 바라보는 힘이다.

#웃어라, 웃겨라, 성공하라

내일부터 세 가지만 지켜보면 당신도 유머를 받아들일 수 있는 깔때기가 될 수 있다. 내뱉는 첫 마디를 긍정적인 말로 시작해보라. 하루를 끝낼 때 감사할 것을 찾으며 끝내보라. 아침과 밤의 중간을 웃음으로 채워보라. 물론 그 웃음에는 두려워하지 않고 막 던져보는 유머가 포함돼야 한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서 다시 한번 되풀이한다. 나에게 세상 살면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을 꼽으라면 ‘다시’라는 말이다. ‘다시 해오라’는 상사의 말을 고깝게 듣지 말라. 다시 할 수 있다는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하라.
깔때기가 되기 위해 다시 한번 위의 세 가지를 실행해보라. 당신과 직원들의 정서지능이 달린 일이다. 곧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질 일이다. 웃어라, 세상이 당신을 향해 웃을 것이다. 웃겨라, 세상도 당신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정리=이주영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opeia@hankyung.com




신상훈 <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talkkingshin@naver.com>

△한양대 연극영화과, 미국 컬럼비아대 영화과 △LA 라디오코리아 프로듀서, 작가, DJ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세상만사’ ‘시사터치’ ‘폭소클럽’ 등 집필 △저서=‘유머가 이긴다’ ‘애드립의 기술’ ‘애드립 사전’ ‘통통통, 유머로 통하라’ △2004년 KBS 연예대상 최우수 작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