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타이어가 인적분할하면서 바로 지주사 체제가 갖춰지는 것이 아닌 만큼 향후 주식스왑을 통해 대주주 지분율이 변화될 가능성을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전날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 지주회사(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사업회사(한국타이어)로 인적분할한다고 공시했다. 분할 존속회사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신설회사가 타이어 사업부문을 영위하게 된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한국타이어의 분할비율은 0.1860495대 0.8139505이며 분할기일은 오는 9월 1일이다. 분할 신설회사의 발생주식은 재상장 심사를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되고, 분할 존속회사는 변경상장될 예정이다. 재상장일과 변경상장일은 오는 10월 4일이다.

한국타이어 측은 이번 분할에 대해 "투자사업부문과 타이어사업부문을 분리하고 향후 투자사업부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관한법률상 지주회사로 전환함으로써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영안정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지주회사 전환 결정이 실질적으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주주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지분을 동일한 비율로 갖게 되는데 대주주의 경우 지배구떻� 사업회사 지분은 필요가 없다"며 "따라서 지주회사로 현물출자를 하는 과정을 거쳐 지수회사 지분을 높게 가져가면서 후계구도를 완성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정호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지주사 시가총액이 신설법인 시총의 4분의 1 미만일 것으로 추산돼 최대주주의 일부지분만 주식스왑하더라도 지주사의 지배권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다"며 "최대주주의 주식스왑이 이뤄진다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주사 요건은 충족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경우 주가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대주주가 지주사와 사업회사 지분을 스왑하는 과정에서 공개매수를 대주주에 유리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은 이러한 이벤트 자체를 싫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재상장과 변경상장을 앞두고 거래정지기간이 있어 이 기간동안 기회비용도 존재한다"며 "이러한 부분이 부각돼 수급이 악화되면 주가 흐름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장기 투자자라면 분할 후 사업회사 지분을 높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공 애널리스트는 "신설법인의 영업가치가 기존법인의 영업가치와 동일하다면 지주사의 지분가치 만큼 기존 주주의 부가 증가한다"며 "이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도 "대주주 입장에서 타이어 사업회사의 가치를 높여 지주사 지분을 더 많이 받아가려 할 것"이라며 "분할 이후 지주회사 지분은 매도하고 사업회사 지분을 높이는 전략이 좋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