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의 얼굴엔 요즘 자신감이 넘친다. 신제품 발표회 프레젠테이션에서도 긴장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기자들과도 주저없이 대화를 나눈다. 그의 자신감은 사업부가 거두고 있는 막강한 실적에서 비롯됐다.

2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 1분기 실적에서 무선사업부 매출이 처음으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전체 매출(16조3300억 원)을 뛰어넘었다. 스마트폰을 팔아 번 돈이 반도체는 물론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을 모두 판 것보다 많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45조2700억 원, 영업이익 5조8500억 원의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밝혔다. 신 사장이 이끄는 무선사업부에서만 18조9000억 원의 매출이 나왔다. 올 초부터 무선사업과 함께 맡게 된 IT(네트워크 통신장비, 노트북, 디지털이미징 등)를 합치면 매출액이 23조2200억 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을 놓고 보면 무선사업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전체 5조8500억 원 중 3조4500억 원 가량이 무선에서 발생했다. IT를 포함하면 4조2700억 원으로 늘어난다.

무선사업부의 이같은 실적은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S2 스마트폰이 글로벌 시장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한 덕분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결합한 5.3인치 크기의 갤럭시 노트는 지금까지 500만 대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4월 출시된 갤럭시S2는 판매량 2000만 대를 돌파했고, 최근에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두 제품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1분기 445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3510만 대를 판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장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S2의 판매 확대로 전 분기보다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며 "평균 판매가(ASP)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Y 등 보급형 모델을 통해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가 확대되는 등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2분기에도 무선사업부의 고공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차세대 갤럭시S3 스마트폰이 출격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쿼드코어 엑시노스 칩에 4.8인치 화면을 탑재한 이 제품은 다음 3일 첫 공개되고 6월께부터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신 사장은 일찌감치 "갤럭시S3는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왔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3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 이라며 "2분기에도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날 TV사업이 포함된 소비자 가전(CE) 사업부는 매출 10조6700억원에 영업이익 53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 오르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이근 550%나 증가했다.

DS부문 중 반도체 사업부는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대체로 부진했다. 1분기 매출은 13% 줄어든 7조9800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도 54% 줄어든 7600억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OLED 패널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31% 늘어난 8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800억원을 올려 흑자로 돌아섰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