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해외발(發) 훈풍에 3거래일 연속 강세를 유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30일 증시전문가들은 국제 증시 반등과 유럽 국가들의 연이은 국채 발행 성공에 투자심리가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시가 강한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해 박스권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해 유럽 재정 우려가 커졌는데, 27일에는 이탈리아가 국채발행에 성공해 시장에 안도감이 퍼졌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경기 개선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미국 기업 실적이 호전돼 최근 해외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코스피지수도 이러한 흐름을 타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 1만3000선을 웃돌고 있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증시도 4거래일 연속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급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외국인도 3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치고 있고 지난 23일부터 나흘간 주식형 펀드에는 총 2879억원이 순유입됐다.

곽 연구원은 "증시가 안정감을 회복하면서 1960선 이하로 추가 하락할 우려는 덜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려면 그동안 낙폭이 컸던 화학 등이 강하게 반등해야 한다"며 "아직 이들 업종의 업황이나 투자심리가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보기 힘들어 코스피지수는 단기 약세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장정보팀 팀장도 이번주까지 증시가 추가 상승할 여지는 있으나 박스권은 지켜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볼 때 코스피지수는 이번주 후반까지 2030선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국제 경기 개선세가 대단히 좋다고는 보기 힘들다"며 "화학, 건설, 철강 등 낙폭 과대 업종들은 기술적 반등에 그칠 전망이라 코스피지수 2030선에서 추격 매수는 자제할 것"을 권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유럽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박스권이 유지되겠지만, 특별한 대외 악재가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다 코스피지수 2000대도 충분히 가격 매력이 있어 지수가 2000선 위로 올라서더라도 매도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