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이를 용납하지 않는 강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30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 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제3차 핵실험을 비롯해 군사적 대남 위협까지 높이면서 우리 사회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 대한 대응 성격이다.

이 대통령은 당초 7분 정도 인사말을 할 예정이었으나 20분가량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와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견해를 상세히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1990년대 구소련의 붕괴로 냉전체제가 와해하고, 최근 중동지역에서도 장기 독재가 무너지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들어와서 장기 독재정권이 무너지는 새로운 바람이 북부 아프리카, 시리아를 통해 미얀마까지 오고 있다”며 “총칼로 막을 수 없는 세계사적, 역사적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 무력 경쟁을 원치 않는다. 국민이 행복하게 살게 하는 데 평화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며 “북한에도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했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오랜 전쟁을 했지만, 현재는 미국과 우방 관계를 유지해 경제 활로를 찾는 베트남을 북한이 따라야 할 모델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고 우리도 자유무역협정(FTA)을 한 품목은 성장하고 그렇지 않은 품목은 굉장히 힘들다”며 “우리가 힘을 합치면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협력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지도자는 오늘 편하고자 내일의 이 나라 발전에 지장을 주는 결정을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