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정보를 얻기 위해 유가증권시장 K-IFRS(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중 527사의 2011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했다. 각사의 평균 연봉의 범위는 최고 9800만 원에서 최하 1600만 원으로 폭넓게 분포했다.

527개사의 평균값은 4733만 원으로 나타났다. 즉, 국내 상장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연봉이 4733만 원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이 상위군에 포함됐고 화학·금융사·지주회사 등도 높은 연봉을 지급하고 있었다. 반면 유통업·음식료품·섬유의복 관련 기업들은 비교적 낮은 연봉 부류로 나누어졌다.

올해 조사에서 가장 높은 평균 직원 연봉을 기록한 기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한금융지주로 나타났다. 평균 연봉은 9800만 원으로 지난해와 변동이 없다. 신한금융지주의 총직원 158명 중 남성은 131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한금융지주의 남성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700만 원이다. 여성 직원 27명의 평균 연봉은 5600만 원으로 남녀의 차가 크게 나타났다. 평균 근속 연수도 2년 6개월로 매우 짧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금융그룹의 지배회사로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신한보험·신한캐피탈·신한BNPP자산운용·제주은행 등 32개 계열사의 경영 관리, 자금 지원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이곳 직원의 평균 연봉이 높은 이유는 각 계열사의 고급 인력만 차출해 소수 정예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차장급 이상이고 비정규직은 9명에 불과하다.

2위는 방송사 SBS로 지난해 연봉이 9700만 원에 달했다. 2010년 710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며 무려 2600만 원이나 늘어났다. SBS의 연봉 상승 배경은 2010년 영업이익이 불과 10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무려 6897%나 늘어 769억 원을 기록한 대박 흑자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시청률 20~30%에 달하는 ‘대물’, ‘싸인’, ‘뿌리깊은 나무’ 등 드라마가 히트했고 당연히 높은 광고 수익을 올린 덕분이다. SBS의 지난해 광고 수익은 6122억 원에 달했다. 반면 2010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 중계비로 약 100억 원의 큰 손실을 봤지만 2011년에는 대형 중계가 없어 비용을 68.3% 절감했다. 이런 SBS의 대규모 흑자가 961명 직원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채워줬다. SBS의 지주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24명 직원도 평균 8800만 원의 연봉을 받아 상위 4위에 올랐다.


신한지주·SBS·현대차 순

3위 현대자동차 역시 최근 세계 각국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회사다. 현대차의 직원 5만7105명은 지난해 평균 8900만 원을 받았다. 2008년 6800만 원이었던 직원 연봉은 지난해 현대차가 영업이익 8조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덕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대부분 최근 연봉이 크게 늘어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기아자동차(7위)는 2008년보다 31.3% 올라 지난해 평균 연봉이 8400만 원이었다. 현대모비스(9위) 직원도 지난해 평균 연봉은 2008년보다 33.4% 증가한 8300만 원이었다.

5위는 NICE홀딩스로 연봉 8535만 원이다. NICE홀딩스는 NICE신용평가 등 신용 조회업, 신용 조사업 및 채권 추심업 등을 하는 종속사 10개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토종 신용 평가사 한국신용정보평가가 상호를 NICE로 바꾸고 지배회사인 NICE홀딩스를 설립했다. 하지만 NICE홀딩스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지주회사 요건’ 미충족에 따라 지주회사 적용에서 제외돼 있다.

6위는 김태균·손연재 등 거물급 스포츠 스타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B스포츠로 평균 연봉이 8400만 원이다. IB스포츠는 직원이 불과 37명에 불과하지만 세계 주요 스포츠 경기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어 큰 수익을 낳는 기업이다. IB스포츠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1억51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IB스포츠는 중국·미국·일본에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미디어 콘텐츠를 유통하는 에브리쇼, IPTV 방송을 하는 아이비미디어넷 등 5개 종속사를 보유하고 있다. IB스포츠의 방송 중계권 판매는 대부분 다년 계약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MLB (Major League Baseball), AFC(축구) 패키지, UFC(이종격투기), IAAF(세계육상선수권대회),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등 핵심적인 국내외 스포츠 방송 중계권을 갖고 있다.

8위는 노스페이스 국내 판매사로 잘 알려진 영원무역의 지배회사 영원무역홀딩스다. 영원무역홀딩스는 6명의 임원에 직원은 단 한 명으로 이 직원의 연봉이 8400만 원이다. 성기학 회장을 제외한 5명의 임원 중 3명 등기 이사의 평균 연봉은 11억1500만 원이다. 국내외에서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제조 및 판매를 영원무역홀딩스는 최근 방글라데시에 지난해 말 4개 공장(3개동 신발, 1개동 가방)을 완공했다. 영원무역은 현재 신발과 가방 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연봉 8200만 원으로 전체 10위에 올랐다. 삼성전자(16위)는 직원 10만1970명에 대한 평균 연봉이 7760만 원으로 공시돼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플랜트 건설 및 산업기계 제작 판매 공학, 환경 영향 평가, 폐기물 처리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중동 민주화 혁명과 유럽 재정 위기로 해외 수주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던 2011년에도 삼성엔지니어링은 9조 원 규모의 해외 수주를 달성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프로젝트를 수주, 완공할 때마다 이익의 일부를 해당 프로젝트 수행 인력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