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떠나는 기관
코스닥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떠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유가증권시장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몇몇 주도주에만 쏠리면서 코스닥시장이 외면받고 있어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는 코스닥시장에서 올 들어 7867억원을 누적 순매도했다. 매도세가 본격화된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2개월 동안 기관이 순매수한 날은 8일에 불과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개인과 기관 비중이 큰데 최근 기관의 급격한 이탈로 수급 구조가 꼬였다”고 말했다. 개인은 올 들어 1조201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저가 매수에 그쳤다.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는 320억원에 불과했다.

기관이 코스닥시장을 떠나는 가장 큰 원인은 차별화되고 있는 기업 실적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관투자가들은 이익이 늘어나는 기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은 부진하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3위인 서울반도체의 1분기 영업이익은 84.0% 급감했다. CJ오쇼핑도 4.8% 줄었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음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CJ E&M은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시총) 상위 종목이 속한 업종이 판이하게 다른 것도 기관의 코스닥시장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 기관은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종목 위주로 거래할 수밖에 없는데, 코스닥 시총 상위주들은 바이오 인터넷 게임 홈쇼핑 등 최근 들어 약세를 보이는 업종에 치우쳐 있어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