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까지 늑장…'역대최악' 18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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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방지법' 끝까지 진통
폭력 난무…국민은 '뒷전'
의석수 늘리기 밥그릇만
폭력 난무…국민은 '뒷전'
의석수 늘리기 밥그릇만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18대 국회는 임기 마지막날인 2일까지도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약사법 개정안 등 표류 중인 민생법안과 몸싸움 방지법(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여야의 신경전으로 개의시간이 늦춰지는 등 ‘지각 국회’를 재연했다. 본회의는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새누리당의 내부 반발로 입장정리가 늦어지면서 오후 4시를 넘겼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심재철, 김영선 의원 등 친이(이명박)계 의원들은 “필리버스터 중단요건을 재적의원 5분의 3으로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은 과반의결이라는 헌법정신에 위배될 뿐 아니라 식물국회를 만들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의원 등은 국회선진화법이 4월 총선 공약이고 고질적 몸싸움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반대의원들을 설득했다.
새누리당 의총이 진통을 겪으면서 본회의 직전까지 “마지막 국회가 또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 부결시 본회의장에서 전격 퇴장하겠다는 배수의 진으로 압박했다.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자유투표로 개별 의원들에게 일임키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막판 파국위기를 넘겼다.
뒤늦게 법사위가 열려 법안이 본회의로 넘어오자 여야 원내지도부는 과반 정족수인 147명을 채우기 위해 의원들에게 출석 독려 전화를 돌리는 등 총력전을 벌였다. 18대 현역 의원 가운데 절반이 낙선·불출마·공천배제 등으로 19대 국회 진입에 실패한 탓에 정족수 채우기가 쉽지 않아서다. 새누리당이 100여명, 민주당이 50여명의 의원을 조달해 간신히 정족수를 채웠다. 이날 불출마한 18대 현역의원들은 5월 한 달 동안 일 한번 하지 않고 세비를 고스란히 챙긴 셈이다.
2008년 1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해머 난동’으로 극한 대립을 시작한 18대 국회는 각종 불명예 기록도 갈아치웠다. 여야 합의 없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된 의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까지 합쳐 총 97건에 이른다. 17대 국회에선 직권상정 처리 의안이 29건, 16대 국회에선 5건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직권상정 처리 의안이 가장 많았을 때는 15대 국회(87건)였다.
‘여야 대립-국회 공전-직권상정-국회 폭력’으로 이어진 18대 국회의 고질병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불신과 정당정치에 대한 혐오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마지막 본회의에 앞서 각각 “참으로 다사다난한 국회였다” “최악 몸싸움과 최대 직권상정이 이뤄진 부끄러운 국회였다”고 18대 국회를 평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심재철, 김영선 의원 등 친이(이명박)계 의원들은 “필리버스터 중단요건을 재적의원 5분의 3으로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은 과반의결이라는 헌법정신에 위배될 뿐 아니라 식물국회를 만들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의원 등은 국회선진화법이 4월 총선 공약이고 고질적 몸싸움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반대의원들을 설득했다.
새누리당 의총이 진통을 겪으면서 본회의 직전까지 “마지막 국회가 또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 부결시 본회의장에서 전격 퇴장하겠다는 배수의 진으로 압박했다.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자유투표로 개별 의원들에게 일임키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막판 파국위기를 넘겼다.
뒤늦게 법사위가 열려 법안이 본회의로 넘어오자 여야 원내지도부는 과반 정족수인 147명을 채우기 위해 의원들에게 출석 독려 전화를 돌리는 등 총력전을 벌였다. 18대 현역 의원 가운데 절반이 낙선·불출마·공천배제 등으로 19대 국회 진입에 실패한 탓에 정족수 채우기가 쉽지 않아서다. 새누리당이 100여명, 민주당이 50여명의 의원을 조달해 간신히 정족수를 채웠다. 이날 불출마한 18대 현역의원들은 5월 한 달 동안 일 한번 하지 않고 세비를 고스란히 챙긴 셈이다.
2008년 1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해머 난동’으로 극한 대립을 시작한 18대 국회는 각종 불명예 기록도 갈아치웠다. 여야 합의 없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된 의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까지 합쳐 총 97건에 이른다. 17대 국회에선 직권상정 처리 의안이 29건, 16대 국회에선 5건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직권상정 처리 의안이 가장 많았을 때는 15대 국회(87건)였다.
‘여야 대립-국회 공전-직권상정-국회 폭력’으로 이어진 18대 국회의 고질병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불신과 정당정치에 대한 혐오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마지막 본회의에 앞서 각각 “참으로 다사다난한 국회였다” “최악 몸싸움과 최대 직권상정이 이뤄진 부끄러운 국회였다”고 18대 국회를 평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