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소환…검찰 '4대 의혹' 집중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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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이시티에서 얼마 받았나
(2) 서울시에 청탁경위는
(3) 시공사 교체 개입했나
(4) 다른 금품 수수는
(2) 서울시에 청탁경위는
(3) 시공사 교체 개입했나
(4) 다른 금품 수수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일 오전 9시5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소환됐다. 지난해 12월 SLS그룹 접대의혹과 관련해 고소인 자격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두 번째 검찰 출석이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을 상대로 이날 밤 늦게까지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인허가 과정에서 청탁을 대가로 금품수수를 받았는지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달리 박 전 차관은 금품수수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검찰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박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내주로 미뤄질 공산이 크다.
◆인허가 청탁명목으로 얼마나 받았나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 조사와 관련, “돈이 어떤 명목으로 얼마나 건네졌으며, 대가관계가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파악한 금품수수 규모는 최소 2억원이다. 이정배 전 대표는 검찰에서 “2005~2006년 2000만~3000만원씩 3, 4회 줬고, 2006~2007년 매달 생활비 명목으로 1000만원 정도씩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포라인’으로 분류되는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이 포항지역 은행에 박 전 차관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브로커 이동율 씨에게서 이 회장 계좌로 건너간 수표 2000만원은 자금세탁 정황을 보여주는 물증이다. 검찰은 이 회장 계좌도 추적 중이어서 이상한 돈뭉치가 더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검찰은 1일 박 전 차관 압수수색 즈음에 중국으로 출국한 이 회장에게 휴대폰 문자로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의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하기 위해 이 회장 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청탁압력은
검찰조사의 또 다른 축은 서울시 청탁 부분이다. 대가성을 역으로 입증할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도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 등 서울시 간부들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강 전 실장 등에 대한 조사에서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사업의 인허가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은 2007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측근인 강 전 실장에게 “파이시티 진척상황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 시공사 선정에 역할은
파이시티 사건이 포스코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동조 회장의 제이엔테크가 2008년 이후 급성장한 배경에 박 전 차관과 포스코의 역할이 컸다는 점에서 이들 간의 유착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는 “우리은행과 포스코가 파이시티 사업권을 빼앗았다”고 작년 11월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낸 상태다. 포스코건설은 파이시티의 파산과 회생절차를 거쳐 올 3월 파이시티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확정됐다. 포스코가 시공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박 전 차관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물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이시티 외 또다른 금품수수는
일각에서는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외에 다른 기업 3~4곳에서 로비자금을 추가로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박 전 차관이 2007년 5월 서울 용산구 신계동의 재개발주택 매입자금으로 사용한 돈 가운데 친형에게서 빌렸다는 3억원도 확인이 필요하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