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의 부정선거 사태는 ‘한지붕 세가족’으로 이뤄진 당내 계파 구조로 발생한 것이며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이 많다. 진보당은 과거 운동권 두 세력인 민족해방(NL)·민중민주(PD) 계열에다 친노무현(친노) 세력인 국민참여당이 합쳐진 정당이다. 당 대표직도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이정희(NL) 심상정(PD) 유시민(친노) 등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NL과 PD는 2000년 민주노동당을 함께 창당했다. 그러나 2008년 북한에 대한 시각차로 PD가 반기를 들고 진보신당을 창당해 갈라섰다. 그러다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조승수 의원과 심상정·노회찬 전 의원 등 PD 일부 세력이 ‘진보 대통합’을 명분으로 NL과 다시 한배를 탔다. 아울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등 노무현 정부 및 옛 열린우리당 인사들이 주축이 돼 2010년 창당했던 국민참여당 역시 해체 후 진보당에 합류했다.

현재 진보당 내 주도권은 NL이 갖고 있다. 이 중에도 핵심은 경기동부연합으로 알려졌다. 경기동부연합은 1991년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NL계 주사파들이 모여 만든 전국연합 내 지역 조직 중 하나다. 경기동부연합 이외에도 광주·전남연합, 인천연합, 울산연합 등이 있다.

18대 국회에서 경기동부연합 출신 현역 의원은 이정희 공동대표 한 명뿐이었다. 그러다 지난 4·11 총선에서 상당수가 당선됐다. 이상규(서울 관악을)·김미희(경기 성남 중원) 당선자 등이 경기동부연합으로 분류된다. 이석기·김재연·정진후·김제남 비례대표 당선자도 경기동부연합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