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엔 브랜드, 다른 손엔 글로벌 상사…2015년 매출 1조 넘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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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LS네트웍스
김승동 LS네트웍스 사장
프로스펙스 올 하반기 중국 진출…대륙 발판 '글로벌 브랜드' 가속화
러시아'맨홀'·카자흐 '통신선' 사업도…M&A제의 많지만 브랜드 정착 주력
직급별 미팅 등 '소통의 장' 확대…직원 할인율 30~50%로 높여
김승동 LS네트웍스 사장
프로스펙스 올 하반기 중국 진출…대륙 발판 '글로벌 브랜드' 가속화
러시아'맨홀'·카자흐 '통신선' 사업도…M&A제의 많지만 브랜드 정착 주력
직급별 미팅 등 '소통의 장' 확대…직원 할인율 30~50%로 높여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한 마리 토끼가 될 겁니다. 해외 유통망을 가진 글로벌 상사의 ‘상사 사업’과 프로스펙스 몽벨 스케처스 등의 ‘브랜드 사업’은 결코 별개가 아니거든요.”
LG상사에서 ‘소련통’으로 꼽혔던 김승동 LS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59·사진)은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에서 유통사업을 벌이는 글로벌 상사를 통해 유통망을 넓혀 신발 아웃도어 등의 브랜드사업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2015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작년 매출이 423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외형을 2배 넘게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프로스펙스 신발을 신는 젊은층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내세운 ‘연아라인’은 하루에 1500켤레씩 팔려나가 물량을 대지 못할 정도입니다. 탤런트 김수현 씨가 신고 나온 ‘수현라인’도 점차 인기가 올라가는 추세고요. 물론 마케팅만의 성과는 아닙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컨설팅업체와 2~3년 전부터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플한 디자인에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색깔을 제품으로 내놓고 매장도 젊고 활기차게 바꾼 것이 주효한 결과죠.”
▶프로스펙스로 해외에도 진출한다죠.
“그일 때문에 최근에 중국을 다녀왔어요. 아마 올 하반기 중에 직영점 형태로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있는 대형 백화점에도 입점하게 될 겁니다. 지난해 중국법인을 설립하면서 몽벨(LS네트웍스가 들여온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로, 중국 판권을 이 회사가 갖고 있다)이 진출했는데 아웃도어 초기 시장인 중국에선 반응이 아주 폭발적이에요. 그래서 올해 몽벨은 10개 이상의 백화점 매장을 내기로 확정했습니다. 몽벨이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을 선도하고, 프로스펙스는 토종 브랜드로서 중국의 스포츠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아라인의 대세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중국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연간 4조원이라고들 하잖아요. 지금 중국은 1조5000억원 시장이니까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초기에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 브랜드지만 LS네트웍스가 90% 이상 자체 제작하는 몽벨로 아웃도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죠. 스포츠는 프로스펙스가 할 거고요.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스포츠 브랜드들의 타깃이 헷갈린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들여다보면 안 그래요. 프로스펙스는 스포츠고, 몽벨이랑 잭울프스킨은 아웃도어인데 몽벨은 산을 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기능성 제품이고, 잭울프스킨은 트래블이나 가족레저용이에요. 웍앤톡은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멀티숍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겁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선 이미 그런 쪽으로 많이 바뀌었거든요. 아직은 수업료를 내고 있지만 투자한다는 개념으로 일찌감치 시장에 진입한 겁니다.”
▶LS네트웍스는 브랜드 사업 비중이 70%대인데, 상사 사업에선 어떤 일을 합니까.
“해외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죠. 현지에서 원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해놓으면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겠어요. 작년에 러시아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 지사를 설립한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 개념입니다. 주변에선 ‘왜 러시아냐’라고 하는데 이미 어느 정도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선진국에서는 우리 같은 기업이 가서 할 일이 많지 않아요. 러시아는 물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는 사회 시스템의 씨줄과 날실이 덜 엮여있는 곳이거든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아주 많죠. 그래서 지금 블라디보스토크에선 맨홀을 만드는 사업을, 카자흐스탄에선 인터넷 통신선을 설치하는 사업을 각각 벌이고 있습니다.”
▶1987년부터 러시아에서 직접 일을 했던 게 도움이 됩니까.
“물론입니다. 그때 알던 사람들과 지금 사업을 같이 하기도 하죠. 무엇보다 현지 인맥(네트워크)이 글로벌 상사 사업의 핵심입니다. 또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그들이 원하는 사업’을 해주려는 노력도 현지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방법이죠. 가끔 기업들이 ‘내가 하고싶은 사업을 해야겠다’고 잘못 생각하는데, 실은 그들이 원하는 사업과 그곳에 맞는 사업을 하면 쉽게 풀립니다.”
▶인수·합병(M&A) 제의도 많이 들어올텐데요.
“물론 M&A 요청이 여럿 들어오고 있고, 유럽 위기로 인해 괜찮은 매물들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브랜드가 프로스펙스를 빼고는 긴 게 4~5년, 짧은 게 1~2년 됐어요. 론칭한 지 얼마 안된 초기 사업들이잖아요. 지금은 기존 브랜드를 잘 자리잡게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올 들어 직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요.
“밖으로는 단단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지만, 안으로는 소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유연한 기업이 돼야 합니다. 저는 최고경영자(CEO)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회사 생활을 즐겁고 보람되게 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얼마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넘칩니까. 그런 아이디어를 잘 듣고 큰 흐름을 잡아주는 그런 멍석을 깔아줘야죠. 그래서 지난 2~3월에 4차례에 걸쳐 직급별 미팅을 했는데,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회의하고 밥 먹으면서 밤 10시까지 길어지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오는 9월에 한 번 더 하려고요.”
▶CEO와의 대화에서 들은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경영에 반영하기로 한 것도 있습니까.
“많아요. 신입 사원들을 차·부장급 선임들과 연결시키는 멘토링 제도를 기획하고 있고요, 작년까지는 직원들 본인만 대상으로 했던 종합건강검진 대상자를 올해부터는 배우자까지 확대했습니다. ‘자사 브랜드를 직접 입어보고 제품개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직원 할인율을 높여달라’는 의견도 반영했습니다. 프로스펙스는 30~40%에서 50%로, 몽벨 스케처스 등 다른 브랜드도 10~20%에서 30%로 각각 높였습니다. 회사가 잘 되려면 직원이 잘 돼야 하고, 직원이 열심히 일하면 고객이 물건을 많이 살 것이고, 이는 주주에게 이익으로 돌아가고, 결국 회사에 이익이 되잖아요. 선순환구조의 핵심은 직원입니다.”
▶장단기 목표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몽벨과 프로스펙스를 선두로 중국 사업을 잘 해서 2015년에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겁니다. 이를 위해 안으로는 서로 소통하면서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는 회사, 밖으로는 강하게 똘똘 뭉쳐서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있는 회사가 돼야죠. 삼성이 전자부문의 글로벌 강자가 됐듯 LS네트웍스하면 브랜드와 유통의 글로벌 강자라는 말을 들을 겁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최근 프로스펙스 신발을 신는 젊은층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내세운 ‘연아라인’은 하루에 1500켤레씩 팔려나가 물량을 대지 못할 정도입니다. 탤런트 김수현 씨가 신고 나온 ‘수현라인’도 점차 인기가 올라가는 추세고요. 물론 마케팅만의 성과는 아닙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컨설팅업체와 2~3년 전부터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플한 디자인에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색깔을 제품으로 내놓고 매장도 젊고 활기차게 바꾼 것이 주효한 결과죠.”
▶프로스펙스로 해외에도 진출한다죠.
“그일 때문에 최근에 중국을 다녀왔어요. 아마 올 하반기 중에 직영점 형태로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있는 대형 백화점에도 입점하게 될 겁니다. 지난해 중국법인을 설립하면서 몽벨(LS네트웍스가 들여온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로, 중국 판권을 이 회사가 갖고 있다)이 진출했는데 아웃도어 초기 시장인 중국에선 반응이 아주 폭발적이에요. 그래서 올해 몽벨은 10개 이상의 백화점 매장을 내기로 확정했습니다. 몽벨이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을 선도하고, 프로스펙스는 토종 브랜드로서 중국의 스포츠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아라인의 대세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연간 4조원이라고들 하잖아요. 지금 중국은 1조5000억원 시장이니까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초기에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 브랜드지만 LS네트웍스가 90% 이상 자체 제작하는 몽벨로 아웃도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죠. 스포츠는 프로스펙스가 할 거고요.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스포츠 브랜드들의 타깃이 헷갈린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들여다보면 안 그래요. 프로스펙스는 스포츠고, 몽벨이랑 잭울프스킨은 아웃도어인데 몽벨은 산을 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기능성 제품이고, 잭울프스킨은 트래블이나 가족레저용이에요. 웍앤톡은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멀티숍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겁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선 이미 그런 쪽으로 많이 바뀌었거든요. 아직은 수업료를 내고 있지만 투자한다는 개념으로 일찌감치 시장에 진입한 겁니다.”
▶LS네트웍스는 브랜드 사업 비중이 70%대인데, 상사 사업에선 어떤 일을 합니까.
“해외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죠. 현지에서 원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해놓으면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겠어요. 작년에 러시아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 지사를 설립한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 개념입니다. 주변에선 ‘왜 러시아냐’라고 하는데 이미 어느 정도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선진국에서는 우리 같은 기업이 가서 할 일이 많지 않아요. 러시아는 물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는 사회 시스템의 씨줄과 날실이 덜 엮여있는 곳이거든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아주 많죠. 그래서 지금 블라디보스토크에선 맨홀을 만드는 사업을, 카자흐스탄에선 인터넷 통신선을 설치하는 사업을 각각 벌이고 있습니다.”
“물론입니다. 그때 알던 사람들과 지금 사업을 같이 하기도 하죠. 무엇보다 현지 인맥(네트워크)이 글로벌 상사 사업의 핵심입니다. 또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그들이 원하는 사업’을 해주려는 노력도 현지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방법이죠. 가끔 기업들이 ‘내가 하고싶은 사업을 해야겠다’고 잘못 생각하는데, 실은 그들이 원하는 사업과 그곳에 맞는 사업을 하면 쉽게 풀립니다.”
▶인수·합병(M&A) 제의도 많이 들어올텐데요.
“물론 M&A 요청이 여럿 들어오고 있고, 유럽 위기로 인해 괜찮은 매물들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브랜드가 프로스펙스를 빼고는 긴 게 4~5년, 짧은 게 1~2년 됐어요. 론칭한 지 얼마 안된 초기 사업들이잖아요. 지금은 기존 브랜드를 잘 자리잡게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올 들어 직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요.
“밖으로는 단단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지만, 안으로는 소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유연한 기업이 돼야 합니다. 저는 최고경영자(CEO)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회사 생활을 즐겁고 보람되게 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얼마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넘칩니까. 그런 아이디어를 잘 듣고 큰 흐름을 잡아주는 그런 멍석을 깔아줘야죠. 그래서 지난 2~3월에 4차례에 걸쳐 직급별 미팅을 했는데,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회의하고 밥 먹으면서 밤 10시까지 길어지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오는 9월에 한 번 더 하려고요.”
“많아요. 신입 사원들을 차·부장급 선임들과 연결시키는 멘토링 제도를 기획하고 있고요, 작년까지는 직원들 본인만 대상으로 했던 종합건강검진 대상자를 올해부터는 배우자까지 확대했습니다. ‘자사 브랜드를 직접 입어보고 제품개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직원 할인율을 높여달라’는 의견도 반영했습니다. 프로스펙스는 30~40%에서 50%로, 몽벨 스케처스 등 다른 브랜드도 10~20%에서 30%로 각각 높였습니다. 회사가 잘 되려면 직원이 잘 돼야 하고, 직원이 열심히 일하면 고객이 물건을 많이 살 것이고, 이는 주주에게 이익으로 돌아가고, 결국 회사에 이익이 되잖아요. 선순환구조의 핵심은 직원입니다.”
▶장단기 목표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몽벨과 프로스펙스를 선두로 중국 사업을 잘 해서 2015년에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겁니다. 이를 위해 안으로는 서로 소통하면서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는 회사, 밖으로는 강하게 똘똘 뭉쳐서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있는 회사가 돼야죠. 삼성이 전자부문의 글로벌 강자가 됐듯 LS네트웍스하면 브랜드와 유통의 글로벌 강자라는 말을 들을 겁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