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굴리며 듣지 마세요…가슴으로 '경청'해야 진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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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츠마스터 '비즈니스 코치' (2) 기본 스킬'경청·질문·공감'
직급 높을 수록 "잘 안다" 생각…경청하기 어렵게 만드는 '착각'
자신의 지식·경험은 접어둬야
판단 들어간 질문 받으면 불편…중립적인 언어 쓰도록 해야
인정·공감은 코칭 '촉매제'
직급 높을 수록 "잘 안다" 생각…경청하기 어렵게 만드는 '착각'
자신의 지식·경험은 접어둬야
판단 들어간 질문 받으면 불편…중립적인 언어 쓰도록 해야
인정·공감은 코칭 '촉매제'
코칭 대화의 기본 스킬은 경청, 질문, 공감스킬이다. 코칭이나 리더십 교육을 받은 사람은 이 세 가지 스킬에 대해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비즈니스 코치에 입문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경청이었다. 질문스킬은 배워서 연마하면 얼마든지 강력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내공이 생긴다. 그러나 경청은 스킬 이전에 내면 성숙도와 관계된 영역이다. 성숙한 마음이 없으면 효과적 경청이 근본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우리는 누군가의 말을 들어야 할 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끊임없이 상대를 판단하고 충고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특히 직급이 높을수록 이런 성향은 더욱 강해진다.
# 코칭의 기본은 경청·질문·공감
왜 직급이 높을수록 경청이 힘들어지는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상대가 말하는 주제에 대해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냉정하게 인식해야 할 사실은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아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의 착각일 수 있다.
상사와 부하 간에, 부모와 자녀 간에 대화가 잘 되지 않는 이유도 상사 입장에서는 “김 과장이 지금 이야기하는 것이 어떤 내용인지 이미 나는 잘 알고 있어”라고 내면에서 스스로에게 속삭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 입장에서도 “아들아, 나도 너와 같은 시절을 겪어 보아서 무엇인지 잘 알아”라는 생각으로 자녀를 지배하려는 경향이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경청은 인간의 내면 성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공자는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됐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고 말했다. 나이 60에 이순(耳順), 직역하자면 귀가 순해졌다는 것이다. 공자도 귀가 순해지는 데 60년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상대의 말을 들을 때 머리로 듣는 것에 익숙해 있다. 뇌로 듣는 것이다. 특히 좌뇌 기능을 사용하는 데 익숙해 있다. 좌뇌는 논리적, 분석적, 이성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좌뇌로 듣기를 할 때는 끊임없이 나의 경험과 지식에 근거해 판단하고 해석하려는 태도가 지배하게 된다.
# 경청하려면 내면적 성숙이 필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이런 태도가 뭐가 나쁘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경청 능력이 높게 요구되는 코치 직업에서 이런 태도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예를 들어 IT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영자가 코치가 돼 IT분야의 주제를 갖고 고객의 이야기를 들을 때, 코치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의 말을 재단하면서 경청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코치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 밖의 영역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설정한 한계와 틀을 벗어 날 수 없게 된다. 코칭이 아닌 티칭이나 컨설팅이 돼버리고 만다. 코칭의 두 번째 철학인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그 사람 내부에 있다’는 믿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코치는 머리로 듣기 이전에 가슴으로 듣는 태도와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을 우리는 공감적 경청이라고 한다. 나의 생각이나 판단을 내려 놓고,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에서 상대의 말을 가슴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동양이나 서양에서 모두 심장을 마음의 중심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심장은 피가 모이고 나가는 장기라는 뜻의 ‘혈장(血腸)’이 아닌 마음 ‘심(心)’을 사용해 ‘심장(心腸)’이라고 부른다. 영어에서 ‘heart’는 심장, 마음이란 뜻을 갖고 있다. 마음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가슴으로 듣는다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에 담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리가 아닌 가슴(마음)으로 경청할 때, 코치와 고객 간에 신뢰가 형성되고 깊은 대화가 이뤄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코칭을 통해 수없이 경험한 사실이다.
# 질문은 중립적 언어를 사용해야
가슴으로 듣는 경청의 또 다른 유익은 중립적 언어 사용과 판단이 개입하지 않은 질문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중립적 언어란 말하는 사람의 판단이나 감정이 개입하지 않은 언어를 의미한다. 우리는 대화 중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판단이나 감정이 개입한 충고나 질문을 하곤 한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에 한 은행의 지점장 그룹코칭을 진행했는데, 코칭 실습을 위해 한 사람은 코치 역할을 하고 한 사람은 피(被)코치 역할을 맡아 현안을 주제로 코칭을 하는 것이었다. 코칭 주제는 ‘예의범절은 좋지만, 추진력이 약해 실적이 저조한 부하직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코치 역할을 맡은 지점장이 “지점장님은 그 문제의 직원과 개인적인 대화를 자주 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언뜻 듣기에는 문제가 없는 질문처럼 보이지만 이 질문에는 이미 질문하는 사람의 판단이 개입해 있다. 코치 역할을 하는 지점장은 상하간의 문제에는 친밀한 개인적 대화가 결여돼 있기 때문이라는 자신만의 경험을 무의식 중에 질문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진실이라 할지라도 코치는 자신의 판단이 들어간 질문을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 질문을 받은 피코치자는 ‘나에게 개인적인 대화를 자주 하지 않는다고 추궁하는 것인가’하고 불편한 감정을 가질 수 있다.
이런 판단이 개입된 질문이나 충고가 거듭되면 피코치자는 코치가 자기를 가르치려 한다는 거부감과 함께 코치의 신뢰도와 코칭 몰입 에너지를 떨어뜨리게 된다. “지점장님, 그 직원과는 한 달에 몇 번 대화를 하십니까”라고 중립적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경청과 질문은 단순히 듣고 질문하는 것 이상의 내면적 성숙이 바탕이 돼야 한다. 간단히 말해 효과적으로 경청과 질문을 하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겸손과 상대에 대한 배려가 코치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질문스킬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가능한 한 폐쇄형 질문(close question)이 아닌 개방형 질문(open question)을 하라는 것이다. ‘예’나 ‘아니오’를 요구하는 폐쇄형 질문은 상대의 사고를 확장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반면 개방형 질문은 어떻게, 무엇을, 왜(how, what, why)로 시작하는 질문으로, 상대로 하여금 깊은 사고와 확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
# 인정과 공감은 코칭대화의 촉매제
마지막으로 ‘인정과 공감’ 스킬이다. 인정과 공감 스킬은 사람의 유전적 기질에 따라 선천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고,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기질검사연구소(MBTI) 기질진단에서 알 수 있듯이, 판단기능에서 사고형(thinking)과 감정형(feeling)은 대극관계인데 사고형보다는 감정형이 상대를 인정하고 공감하는 데 편할 수 있다. 따라서 유전적 기질 측면에서 상대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기능이 약한 사람은 의식적으로 인정과 공감을 훈련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정과 공감은 코칭대화에서 촉매 역할을 한다.
인정과 공감 스킬에서 중요한 점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공감적 경청을 하다 보면 상대에게 위로나 격려,인정이 필요한 순간을 알게 된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인정이나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상대의 이야기를 역지사지 입장에서 진정성을 갖고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인정과 공감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인정과 공감스킬은 처음 접하는 코치들에게는 어색하고 가식적으로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인정과 공감 영역은 상대에 대한 배려이면서 스킬 영역이다. 스킬 영역이라는 의미는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미덕카드’나 ‘아름다운 가치 사전’ 등을 참고해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미덕의 종류와 정의를 암기하고 자주 사용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안병균 <경영자 전문 코치>
△한양대 전자통신공학과 졸업, KAIST 정보통신공학 석사,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MBA △LG데이콤 천리안기술팀장, 하나로텔레콤 EC사업실장, 하나로드림 대표이사 △SK그룹, 포스코, LG그룹, 하나은행 등 임원 코칭 △현 한국코치협회·국제코칭연맹·한국액션러닝협회 인증코치
# 코칭의 기본은 경청·질문·공감
왜 직급이 높을수록 경청이 힘들어지는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상대가 말하는 주제에 대해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냉정하게 인식해야 할 사실은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아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의 착각일 수 있다.
경청은 인간의 내면 성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공자는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됐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고 말했다. 나이 60에 이순(耳順), 직역하자면 귀가 순해졌다는 것이다. 공자도 귀가 순해지는 데 60년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상대의 말을 들을 때 머리로 듣는 것에 익숙해 있다. 뇌로 듣는 것이다. 특히 좌뇌 기능을 사용하는 데 익숙해 있다. 좌뇌는 논리적, 분석적, 이성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좌뇌로 듣기를 할 때는 끊임없이 나의 경험과 지식에 근거해 판단하고 해석하려는 태도가 지배하게 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이런 태도가 뭐가 나쁘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경청 능력이 높게 요구되는 코치 직업에서 이런 태도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예를 들어 IT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영자가 코치가 돼 IT분야의 주제를 갖고 고객의 이야기를 들을 때, 코치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의 말을 재단하면서 경청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코치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 밖의 영역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설정한 한계와 틀을 벗어 날 수 없게 된다. 코칭이 아닌 티칭이나 컨설팅이 돼버리고 만다. 코칭의 두 번째 철학인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그 사람 내부에 있다’는 믿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코치는 머리로 듣기 이전에 가슴으로 듣는 태도와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을 우리는 공감적 경청이라고 한다. 나의 생각이나 판단을 내려 놓고,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에서 상대의 말을 가슴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동양이나 서양에서 모두 심장을 마음의 중심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심장은 피가 모이고 나가는 장기라는 뜻의 ‘혈장(血腸)’이 아닌 마음 ‘심(心)’을 사용해 ‘심장(心腸)’이라고 부른다. 영어에서 ‘heart’는 심장, 마음이란 뜻을 갖고 있다. 마음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가슴으로 듣는다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에 담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리가 아닌 가슴(마음)으로 경청할 때, 코치와 고객 간에 신뢰가 형성되고 깊은 대화가 이뤄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코칭을 통해 수없이 경험한 사실이다.
# 질문은 중립적 언어를 사용해야
가슴으로 듣는 경청의 또 다른 유익은 중립적 언어 사용과 판단이 개입하지 않은 질문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중립적 언어란 말하는 사람의 판단이나 감정이 개입하지 않은 언어를 의미한다. 우리는 대화 중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판단이나 감정이 개입한 충고나 질문을 하곤 한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에 한 은행의 지점장 그룹코칭을 진행했는데, 코칭 실습을 위해 한 사람은 코치 역할을 하고 한 사람은 피(被)코치 역할을 맡아 현안을 주제로 코칭을 하는 것이었다. 코칭 주제는 ‘예의범절은 좋지만, 추진력이 약해 실적이 저조한 부하직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이런 판단이 개입된 질문이나 충고가 거듭되면 피코치자는 코치가 자기를 가르치려 한다는 거부감과 함께 코치의 신뢰도와 코칭 몰입 에너지를 떨어뜨리게 된다. “지점장님, 그 직원과는 한 달에 몇 번 대화를 하십니까”라고 중립적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경청과 질문은 단순히 듣고 질문하는 것 이상의 내면적 성숙이 바탕이 돼야 한다. 간단히 말해 효과적으로 경청과 질문을 하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겸손과 상대에 대한 배려가 코치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질문스킬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가능한 한 폐쇄형 질문(close question)이 아닌 개방형 질문(open question)을 하라는 것이다. ‘예’나 ‘아니오’를 요구하는 폐쇄형 질문은 상대의 사고를 확장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반면 개방형 질문은 어떻게, 무엇을, 왜(how, what, why)로 시작하는 질문으로, 상대로 하여금 깊은 사고와 확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정과 공감’ 스킬이다. 인정과 공감 스킬은 사람의 유전적 기질에 따라 선천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고,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기질검사연구소(MBTI) 기질진단에서 알 수 있듯이, 판단기능에서 사고형(thinking)과 감정형(feeling)은 대극관계인데 사고형보다는 감정형이 상대를 인정하고 공감하는 데 편할 수 있다. 따라서 유전적 기질 측면에서 상대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기능이 약한 사람은 의식적으로 인정과 공감을 훈련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정과 공감은 코칭대화에서 촉매 역할을 한다.
인정과 공감 스킬에서 중요한 점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공감적 경청을 하다 보면 상대에게 위로나 격려,인정이 필요한 순간을 알게 된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인정이나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상대의 이야기를 역지사지 입장에서 진정성을 갖고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인정과 공감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인정과 공감스킬은 처음 접하는 코치들에게는 어색하고 가식적으로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인정과 공감 영역은 상대에 대한 배려이면서 스킬 영역이다. 스킬 영역이라는 의미는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미덕카드’나 ‘아름다운 가치 사전’ 등을 참고해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미덕의 종류와 정의를 암기하고 자주 사용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안병균 <경영자 전문 코치>
△한양대 전자통신공학과 졸업, KAIST 정보통신공학 석사,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MBA △LG데이콤 천리안기술팀장, 하나로텔레콤 EC사업실장, 하나로드림 대표이사 △SK그룹, 포스코, LG그룹, 하나은행 등 임원 코칭 △현 한국코치협회·국제코칭연맹·한국액션러닝협회 인증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