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당 2280원. 주변 주유소보다 150~200원쯤 비싸다. 그런데도 단골손님이 많다. 매출의 35%를 단골들이 올려준다. 1번 국도 시흥대로변의 에쓰오일 백산주유소. 가격경쟁으로 인한 폐업 위기를 딛고 ‘서비스 1등’으로 견학코스가 된 이 주유소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문성필 백산주유소 이사(46·사진)는 ‘고객만족 서비스’ ‘직원들의 자존감’ 두 가지를 꼽는다. 가업을 이어받아 17년째 백산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문 이사는 최근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백산주유소》(시간여행)를 펴냈다.

“2004년에 주유소 운영을 포기하려고 했어요. 경쟁이 심했고, 스스로 돈 벌 생각만 하는 장사치가 아닌가 하는 자격지심에 좌절했었죠. 그런데 기름의 의미가 달라보이더라고요. 기름은 그냥 기름이 아니었던 거죠. 주유하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꿈을 실현해주는 에너지였고, 그 꿈이 이뤄지도록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00가지 마일리지 사은품’으로 관심을 끈 뒤 ‘네 번의 인사’로 주유 고객과의 소통을 꾀했다. 고객이 주유소에 들어와 주유하고 떠날 때까지 단계별로 네 차례 인사를 하며 고객을 제일로 여긴다는 마음을 보여줬다. 세련된 유니폼은 물론 주유소 인테리어도 다른 주유소와 차별화했다.

문 이사 자신은 굳이 앞에 나서는 편이 아니었다. 잘하면 칭찬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볍게 옐로카드를 꺼내드는 정도였다. 그렇게 ‘직원 스스로 생각하는 서비스’가 정착되면서 2006년 매출이 두 배로 껑충 뛰었다. 직원의 정규직화는 백산식 서비스의 화룡점정이었다.

“고객을 위한 진실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서비스이기를 바랐어요. 6개월에 걸쳐 아르바이트 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지요. 직원 각자의 자존감을 살려준 거죠. 경영사정은 공개하고요. 많이 변하더라고요. 모두 고객을 위하는 게 뭔지 진심으로 찾아 해주려고 했어요.”

백산주유소는 요즘 하루 평균 200들이 30~35드럼의 기름을 팔고 있다. 하루 2000만~3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해 직원들이 인센티브를 갖고 갈 수 있게끔 기름 가격과 사은품 정책 등을 정해놓고 있다. 매출은 2006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

“고객만족에는 이만큼만이라는 게 없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게 뭔지 작은 것 하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해요. 사람에 대한 관심도 물론이고요. 경영은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라고 하잖아요.”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