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현재 가장 많은 소송이 진행 중인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가장 많은 소송 금액이 물린 곳은 현대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권사 소송 금액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으로 증가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증권사와 관련된 소송 건수는 318건, 소송 금액은 1조983억원이었다. 이 중 증권사가 기관이나 고객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원고가 된 소송 건수는 69건, 소송 금액은 3411억원이고 나머지는 모두 증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었다. 증권사 관련 소송 금액은 전년(7572억원)보다 45.0% 증가했다. 2009년에서 2010년까지는 다소 줄다가 지난해 다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336건, 1조1780억원)으로 올라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주가연계증권(ELS)을 통한 시세조종, 풋옵션 상품을 대량으로 매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린 옵션쇼크 사건 등 소송 관련 이슈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LIG건설 CP 1300억원어치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일부 불완전판매를 한 것이 적발돼 대량 소송 발생의 원인이 됐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 보호를 위해 원고로서 소송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옵션쇼크 사태로 와이즈에셋이 800억원대의 손실을 입자 이 중 미결제 금액 760억원을 대납하면서 소송에 휘말렸다.

가장 많은 소송 금액이 걸려 있는 곳은 현대증권으로 소송 규모만 2052억원이다. 1997년 하이닉스가 국민투자신탁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대중공업과 하이닉스, 현대증권 등 간에 벌어진 수백억원대 약정금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옵션쇼크의 원인으로 지목된 도이치증권은 소송 금액이 1510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 밖에 교보증권은 부산저축은행 후순위채권 청약 대행을 해주면서 소송을 많이 당해 총 24건(336억원)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