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운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는 입시를 위해, 대학교에서는 취직을 위해 공부한다. 직장에서는 승진, 은퇴 이후의 생계를 위해 배운다. 경쟁에서 이기는 수단을 배운다.

공자는 생존을 위한 지식학습을 소학(小學)이라고 했다. 작은 배움이라는 것이다. 공자가 말한 큰 배움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게 목적이다. 군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공자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기쁨이라고 했다. 즐겁게 공부하면 스트레스도 줄고 인격의 성숙을 이룬다.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면 비로소 원하는 성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공자처럼 학습하라》는 논어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로 시작한다는 점에 착안해 공자의 사상을 학습법의 관점으로 접근한 책이다. 공인회계사인 저자는 40대 초반 삶의 무게에 눌려 방황했다. 이때 명상을 시작, 인생의 대전환을 맞이했다. 한국사상과 유학을 다시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고, 전통사상과 경영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경영자 직장인 청소년에게 경쟁하지 않고 기쁘게 학습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공자 학습의 초점은 ‘나 자신’이다. 남들의 평가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한다. “남이 알아주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나의 능력이 부족함을 걱정하라”고 전한다.

더 나아가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라”고 조언한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고객이 나를 몰라주는 것을 탓하기 전에 내가 고객의 마음을 알아주고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욕심과 경쟁으로 사는 사람은 전문성이 있어야만 안심이 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바심이 나서 견딜 수가 없다고 한다. 전문성이 있어도 그 자리를 잃을까봐 조바심을 낸다. 그래서 전문성과 자리에 집착하게 된다.

공자는 “군자는 소소한 전문지식은 없지만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지혜가 있고, 소인은 큰 역할을 맡을 수는 없지만 작은 전문지식이 있다”며 “전문가로 안주하지 말라”고 말했다. 최근 일고 있는 인문학에 대한 열풍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저자는 유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경계한다. 위계적 질서를 중시한다거나 고리타분한 사상이라는 생각은 유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라고 말한다. 유학의 본질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존중돼야 한다는 인간존중의 정신이다. 제왕적이거나 가부장적인 사고는 시대적 정치적 필요에 의해 왜곡된 산물이다. 공자도 고정관념을 경계했다. 배움은 나의 고정관념을 없애는 길이고, 가르침은 타인의 고정관념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했다. 이 책은 힘들게 살아온 40~50대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하겠다. 지금이 절박하다면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좋겠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