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세계 3위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 인수를 전격 포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일 서울 대치동 사무소에서 이사회를 마치고 난 뒤 "엘피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앞으로 좋은 기회가 있으면 인수합병(M&A)를 검토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날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오전 10시 반부터 약 2시간 가까이 엘피다 본입찰 참여 여부를 두고 경영진과 이사진 간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엘피다 인수를 추진해야 한다는 쪽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쪽으로 의견이 나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그러나 "이사회에서 갑작스레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경영진과 이사진이 수일 동안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재무적 투자를 수반하는 인수지만 충분한 정보를 얻을 시간이 부족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서 빠짐에 따라 엘피다 매각은 마이크론과 중ㆍ미 연합펀드(중국 호니캐피털+ 미국 TPG캐피털)이 합작한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